[사진=연합뉴스, 그래픽=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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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연초 기대와 달리 하반기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영끌‧빚투’에 나선 대출자의 부담이 커졌다. 글로벌 유가가 상승, 100조원 규모의 예‧적금 만기 도래, 은행채 금리 상승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된 까닭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이 지난해 유치한 고금리 예‧적금 재유치 경쟁을 우려해 은행채 발행 제한을 폐지했지만 예‧적금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하지만, 고객 이탈 부담이 따르면서다. 은행간 경쟁으로 인한 예‧적금 금리에 은행채 금리까지 높아지면서 대출금리 인상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4월까지만 해도 3%대에 머물렀던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4%대를 넘어섰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4.20%로 한 달 사이 0.9% 올랐다.

예금금리 상승에 은행채 금리까지 오르면서 대출금리 상승까지 오르고 있다.

5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17~6.28%를 기록했다. 주담대 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 금리는 지난 6월 연 3.56%에서 지난달 3.66%로 0.10%포인트 올랐다.

특히 우리 경제의 선행지표로 작용하는 미국의 고금리 기조도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주담대를 비롯한 대출금리의 오름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3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3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역시 미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에 시장안정화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유가가 연일 오르는 상황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특히 한‧미간 벌어진 금리격차에 10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동안 한은은 국내 경기침체를 우려해 5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으나 추가적인 금리 격차는 부담이다.

최근 하락하던 소비자 물가도 오름세 전환과 가계대출 증가세 역시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내외 여건이 순탄치 않으면서 내집 마련에 나선 ‘영끌족’과 증시 회복 기대감에 ‘빚투’에 나선 대출자의 시름도 깊어졌다. 언제 내릴지 모르는 시장금리에 이자 비용이 증가하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 이자비용 지출 금액은 월평균 13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통계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월평균 소득 대비 차지하는 비중도 2.7%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경기회복, 금리인하 기대감에 영끌, 빚투에 나선 대출자의 이자비용 증가는 최근 기준금리 등이 오르면서 영향을 받았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연내 금리인하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고,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은 우리 경제의 회복 시기까지 늦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회복 시기가 늦춰지면서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쓴 대출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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