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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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민족 최대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됐지만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추석 첫날 기름값이 싸기로 유명한 주유소 앞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마트 코너에서는 가격을 비교하는 소비자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연초 상저하고 전망에 기대감이 높았지만, 유가와 환율, 금리인상 3중고에 연내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치솟는 물가와 기름값에 주머니 사정까지 팍팍해지면서 오랜만에 가족과 만나는 추석 밥상머리에서 민생과 관련한 다양한 경제 문제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통계청 뉴스기반통계검색에서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조회된 키워드는 금리, 부동산, 대출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추석 이후 6%대 고금리 예금만기 도래에 대출금리 상승 부담도 커졌다. 시중은행 등이 고객 재예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저축은행과 상호저축은행에서도 잇따라 금리를 높이는 까닭이다.

은행연합회 28일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3.90~4.05%다. 열흘새 0.1%포인트 오르며 4%를 넘어섰다. 지방은행과 외국계 은행까지 살피면 11개 은행이 4.00%가 넘는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고금리는 4.20%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19%다. 25개 저축은행이 4.50% 정기예금상품을 출시했다. 지난주 21곳에서 4곳 늘었다. 4.50%를 목전에 둔 OK‧페퍼 등을 고려하면 79개 저축은행 중 절반이 4.50%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의 금리인상 경쟁이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대출금리까지 높이고 있다.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신규 코픽스 기준) 25일 기준 4.17~7.099%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보다 금리 상단이 0.13%포인트 오른 수치로 7%대 기록은 지난해 12월(7.603%) 이후 9개월만이다. 고정금리(혼합형)은 4.00~6.425%로 조사됐다.

금융권은 금리인상 기조의 당분간 지속을 전망했다. 11월 예정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나오는 까닭이다.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경기 침채를 우려해 1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으나 예상 밖의 글로벌 유가 급등이 변수로 작용하면서다.

한은은 9월 FOMC 이후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의 통화긴축 장기화와 국제유가 상승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방침으로 최근의 유가 급등이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3%대로 되돌아선 물가상승률도 부담이다. 6%대까지 치솟았던 지난해보다는 양호한 편이지만, 물가수준은 전년을 웃돌고 있다. 개인 실질 소득까지 줄어들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에 비해 인상률이 낮아졌지만 6%대까지 오른 물가에 추가로 인상되면서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소비자의 경기 인식도 악화됐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유가상승, 수출부진에 따른 체감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여력이 위축된 까닭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CCSI는 99.7로 전달보다 3.4p 떨어져 4개월 만에 100 이하로 내려왔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2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측정한다. CCSI가 100보다 크면 낙관적으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을 의미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에 소비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유가급등에 따른 원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며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체감경기 지수는 더욱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석연휴 기간 미국의 대형 이벤트가 진행된다”며 “발표되는 지표가 긍적적이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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