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태깡 제품 이미지. [사진=농심] 
먹태깡 제품 이미지. [사진=농심]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제과업계에서 어른 스낵 열풍이 불고 있다. 농심의 먹태깡을 시작으로 안주 역할을 톡톡히 하는 유사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면서다.  

이를 두고 인기 제품의 수요에 탑승하는 ‘미투’의 대표적인 사례가 탄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한편, 저출산 여파에 대한 돌파구로 제과업계가 ‘어른 스낵’이라는 해답을 내놨다는 평이 공존하고 있다.

26일 농심에 따르면, 먹태깡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먹태깡 누적 판매량이 출시 12주만에 600만봉을 넘어선 것이다.

당초 먹태깡은 새우깡의 후속 제품으로 세상에 나왔다. 맥주 안주로 인기가 많은 먹태의 맛을 스낵에 접목한 것이 특징으로, 먹태와 함께 소스로 곁들여 먹는 청양마요맛을 첨가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후 먹태깡은 맥주안주로 어울리는 스낵, 어른용 과자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일명 품귀현상이 번져 지난달엔 결국 생산량도 늘렸다. 초기엔 부산공장에서 생산했던 것을 아산공장으로 확대해 주당 30만봉 수준이던 생산량을 60만봉으로 2배가량 늘렸다. 

농심 관계자는 “먹태깡이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초반 인기를 이어갈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 [사진=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 [사진=롯데웰푸드] 

◇안주가 생각나는 ‘청양마요맛’ 과자

먹태깡 열풍이 불자, 마트·편의점에는 안주가 연상되는 과자들이 연이어 출시됐다. 이와 관련 농심 관계자는 “먹태깡 출시 이후 미투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어른용 안주 스낵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롯데웰푸드의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이 있다. 해당 제품은 출시 전부터 먹태깡의 대항마로 거론되면서 소비자로부터 큰 관심을 얻었다. 물론 출시 이후에도 편의점 발주 중단 사태가 일어나는 등 먹태깡의 인기 열풍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편의점에서도 맥주 안주로 어울리는 과자들이 등장했다. 세븐일레븐은 먹태이토 청양마요맛을 신상품을 선보였다. 현재는 초도 계약 물량이 소진돼 발주가 중단된 상태다. 다른 편의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CU는 헤이루 청양마요맛 새우칩을 선보였고, GS25는 먹태쌀칩 청양마요맛을 출시했다. 

이 제품들의 주 재료를 따져보자면 다르다고 볼 수 있지만, 농심 먹태깡의 인기비결인 ‘청양마요맛을 곁들인 맥주용 스낵’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공통점이다. 특히 노가리칩의 경우엔 명태를 말린 것이 먹태, 명태의 새끼가 노가리인 점을 고려하면 명태 과자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이에 또 한번 대표적인 미투 사례가 등장했다는 평이 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먹태깡이 웃돈까지 붙여 팔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보니, 이러한 화제성에 발 빠르게 탑승한 것“이라며 “특히 먹태깡처럼 품귀현상이 일어난 경우,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면 확실한 매출 상승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과업계에선 유행 제품이 생기면 맛과 모양새를 따라 하는 미투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과거 해태제과에서 내놓은 허니버터칩이 열풍을 일으키자 꿀맛을 첨가한 감자 과자가 시장에 연이어 나왔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미투 제품의 문제는 신제품 개발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식품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은 1% 안팎으로, 타 업계 대비 신제품 개발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과자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과자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세는 ‘어른이’를 위한 과자 

일각에선 국내 저출산 현상에 대응하는 제과업계의 움직임으로 봐야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열풍만큼은 미투 제품의 사례가 아닌, 어른 스낵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탄생으로 봐야 더 옳다는 것이다.

실제 제과업계의 주 소비층은 어린이로, 유업계와 함께 저출산의 여파를 적지 않게 받는다. 

문제는 저출산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인구동향’을 보면,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0.05명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이에 과자를 찾는 어린이의 수가 감소할 전망인 만큼, 주요 소비층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선 최선인 셈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번 먹태깡 열풍은 어른 스낵 시장이 존재감을 드러낸 계기로 볼 수 있다”라며 “어른을 타깃으로 한 과자 제품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활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홈술 트렌드가 새롭게 생겨났다. 이 경우, 간단하게 안주로 과자를 즐기는 경향이 크다”라며 “이러한 트렌드 및 수요를 기업들이 파악하고 안주용 과자들을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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