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뉴스투데이DB, 그래픽=고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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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서울 내 주요 재개발 예정지 중에서도 올 하반기 최대어로 손꼽히던 노량진1구역이 터무니없이 낮은 공사비 책정으로 입찰에 참여한 시공사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서울 내 다른 재개발 사업지에서도 원자재 가격 폭등 등의 문제로 주요 건설사들이 입찰을 포기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재개발 조합 측의 무리한 공사비 하향 요청이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을 더욱 장기화 시킨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노량진1구역 재개발조합에 따르면 지난 15일 진행된 현장설명회를 통해 오는 11월 20일까지 입찰을 마감할 것을 확정했다.

‘노량진 뉴타운(1~8구역)’ 재개발사업은 동작구 노량진동과 대방동, 상도동 일대를 대상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서울 한남·성수 뉴타운 예정지와 함께 재개발 예정지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특히 핵심지인 노량진1구역의 경우 2992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지로 예정돼 있어 GS건설 등 주요 1군 건설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잇단 계획변경에 따른 차질과 시공사 선정의 난항으로 사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조합이 제시한 예정 공사비 규모다.

이날 진행된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금호건설 호반건설 등 7개사가 참여했다. 조합 측은 건설사 컨소시엄 구성 금지와 단독 입찰을 조건으로 내세웠음에도 총 예정공사비 규모를 1조926억원으로 책정, 3.3㎡당 730만원이라는 최저 수준의 낮은 공사비를 제시했다.

노량진1구역은 당초 3.3㎡당 공사비로 695만원을 제시했으나 업계가 난색을 표하자 730만원으로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6월 최종유찰된 서울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 사업의 3.3㎡당 공사비 840만원과 비교해서도 110만원 가량 낮은 규모다. 신당9구역 재개발조합은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 재입찰 공고’를 내고 시공사 선정을 추진했지만, 공사비 증액에도 불구하고 최종입찰에서마저 유찰을 피하지 못해 결국 시공사 선정에 실패했다.

심지어 해당 조합 측이 증액 이전에 제시했던 742만원보다도 낮은 액수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노량진1구역의 경우 앞서 동작구청으로부터 계획안 수정을 통보받으면서 여러 이익 조건들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 공사비 증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업리스크를 줄이려는 건설사와 조합간 공사비 관련 갈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적은 공사비에도 불구하고 1군 건설사들은 여전히 노량진1구역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고 총력적을 대비하고 있다. 이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막대한 규모와 사업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노량진1구역은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을 비롯, 주요 대형 건설사들 대다수가 노리고 있는 사실상 올해 최대의 ‘격전지’다.

현재 GS건설이 오랫동안 시공권 확보를 위해 공을 들여왔지만,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로 조합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노량진 뉴타운 사업 수주에 성공하지 못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주요 입찰사로 부상하면서 삼성물산과 GS건설 두 곳의 각축전 양상을 띠고 있다.

GS건설 입장에서는 앞서 노량진6구역 수주가 단독 입찰이 아닌 컨소시엄 참여로 따낸 사업이기 때문에 노량진1구역의 ‘단독 수주’ 유혹을 떨쳐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남2구역’ 사례와 같이 1군 건설사들의 총력전을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사실상 최상단에 올랐을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부실시공 사태로 정확히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삼성물산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따라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보인다. 다만 다른 건설사들도 노량진1구역 사업을 노리고 있어 한남 이후 최대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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