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대표하는 두 온라인 여행 플랫폼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야놀자는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잇따른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반면, 여기어때는 상반기 영업익이 전년 대비 80% 증가하며 5년 연속 흑자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사진=연합뉴스/여기어때]
국내를 대표하는 두 온라인 여행 플랫폼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야놀자는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잇따른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반면, 여기어때는 상반기 영업익이 전년 대비 80% 증가하며 5년 연속 흑자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사진=연합뉴스/여기어때]

[이뉴스투데이 서병주 기자] 온라인 여행 플랫폼 업계(OTA)를 양분하는 두 기업이 엇갈린 실적을 맞이했다. 적극적인 M&A와 광고 투자를 이어간 야놀자는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플랫폼 본연의 임무에 집중한 여기어때는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적극적인 사업 확장, 독 됐나···야놀자, 잇따른 구조조정 단행

2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야놀자가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는 지난 18일 사내 메일을 통해 전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야놀자는 “글로벌 여행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야놀자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외부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지금 야놀자는 생성형 AI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여행산업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흐름의 변곡점에 와있다. 이로 인한 일련의 변화 과정에 이해를 부탁드리며 경영진 또한 지속 가능한 경쟁력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4개월치 급여 일시금 또는 유급휴가 3개월의 보상안을 제시했다.

앞서 야놀자는 지난 6일 클라우드 사업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했다. 야놀자클라우드의 계열사 야놀자클라우드코리아는 전환배치를 위한 인사 면담을 진행했다. 지난 14일에는 인터파크트리플의 패키지 사업을 축소했다. 기존 3개였던 동남아 팀은 2개로 줄였으며 중국팀과 일본팀을 통합했다. 또 대리점 사업팀과 국내 패키지팀을 폐지했다.

최근 야놀자가 잇따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데는 실적 부진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야놀자의 상반기 거래액과 매출은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28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91.5% 감소한 10억원으로 집계됐다.

무형자산 상각 및 스톡옵션 비용 등을 제외한 2분기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도 45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야놀자클라우드와 인터파크트리플 역시 상반기 조정 EBITDA 기준으로 각각 112억원, 12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야놀자는 “선제적인 R&D 투자와 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 활동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야놀자는 지난 5월 인터파크트리플에서 선보인 ‘해외여행 1등은 크다. 인터파크다’ 캠페인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적극적인 사업 확장이 도리어 독이 됐다는 평가다. 야놀자는 지난 3년 간 인터파크를 인수·합병(M&A)하고 AI 스타트업 데이블도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렌터카 플랫폼 캐플릭스에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를 통해 글로벌 B2B 여행 솔루션 기업 고 글로벌 트래블(GGT)을 인수했다. 해당 건은 인터파크를 뛰어넘는, 창사 이후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 

야놀자는 적극적인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특히 엔데믹 전환에 맞춰 글로벌 여행 시장 확장을 꾀했다.

그러나 해외여행 패키지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이 기대 이하의 결과를 낳으며 야놀자의 부진이 이어졌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인터파크트리플의 경우, 줄곧 내세우는 BSP 기준 항공권 발권액 관련 기록을 제외하면 다른 수치에서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해외여행 패키지 사업이 선전하기 위해서는 현지 네트워크 및 파트너 구축이 필수”라며 “이를 실현하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보니 빠른 시일에 해외여행 사업 투자의 성과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놀자는 최근 부침 속에도 기존 계획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야놀자 플랫폼 부문은 글로벌 항공 서비스 오픈 등 해외여행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인터파크트리플은 아웃바운드에 중점을 두고 항공 서비스를 강화한다. 야놀자 클라우드는 해외 B2B 사업을 지속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웃음 지은 여기어때, 5년 연속 흑자 행진 ‘청신호’   

여기어때는 본질에 집중한 플랫폼 사업 전개와 단거리 해외여행 집중 공략으로 매출과 영업익 모두 성장했다. 이외에도  ‘여기어때 송’ 브랜드 캠페인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신규 소비자의 유입도 활발히 이뤄졌다. [사진=여기어때]
여기어때는 본질에 집중한 플랫폼 사업 전개와 단거리 해외여행 집중 공략으로 매출과 영업익 모두 성장했다. 이외에도  ‘여기어때 송’ 브랜드 캠페인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신규 소비자의 유입도 활발히 이뤄졌다. [사진=여기어때]

야놀자와 경쟁 구도를 이어가는 여기어때는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은 성적표를 받았다. 여기어때는 올해 상반기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거래액은 20% 뛰었고, 매출액도 7% 증가한 1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야놀자는 지난 2019년부터 이어온 연속 흑자 기록 달성에 한층 가까워졌다.

상반기 성과에 대해 여기어때는 본질에 집중한 플랫폼 사업을 전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여행을 포함한 신규 사업의 안착과 꾸준한 국내 여행 부문의 성장이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특히 단거리, 중거리 여행지에 집중한 아웃바운드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어때는 아시아에 몰려 있는 국내 관광객의 수요를 고려해 일본,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도시 공략에 주력해왔다. 그중 일본의 5~6월 거래액은 사업 초기인 전년 동기보다 930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국내 여행·여가 부문에서도 성장이 이어졌다. 시장 전반에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했지만, 국내 여행 부문 거래액도 13%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소형호텔을 포함, 호텔과 리조트 부문 수요도 꾸준히 유지됐다.

한편 여기어때는 마케팅에서도 기존 전략을 고수하며 화제성과 수익 모두 확보했다. 여기어때가 지난 2021년부터 전개해 온 ‘여기어때 송’ 브랜드 캠페인의 유튜브 누적 영상 조회수는 지난 6월 기준 1억800만회를 돌파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6월에 선보인 브랜드 캠페인 영상은 공개 6일 만에 조회수 1000만을 돌파하기도 했다.

여기어때의 일관된 브랜드 캠페인 전략에 신규 소비자 유입도 이뤄졌다. 실제 앱 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지난해 4월부터 14개월 연속으로 여행 분야 월간 신규 설치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성수기 플랫폼 거래도 크게 늘어 캠페인 공개 후 14일간 거래액이 직전 동기간보다 15% 증가했다.

상반기 호실적에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는 “폭발하는 여행 소비를 예상해 국내는 물론, 해외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발전하며 선제적 대응을 한 게 건강한 성장을 가능케 한 힘”이라며 “플랫폼 본질에 집중해 서비스를 확장해 ‘성장하는 유니콘’이자 ‘지속가능한 유니콘’으로서의 여기어때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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