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부영, 그래픽=고선호 기자]
[사진=부영, 그래픽=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국내 굴지 건설대기업 부영그룹이 주택사업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계로 심각한 실적 하락에 직면한 가운데 계열사의 실적 악화와 채무 부담으로 자본잠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산하 계열사 중 건설부문 기업들이 지속된 실적 하락으로 이미 자본잠식 상태 놓였거나, 막대한 부채 부담을 떠안고 있는 상황으로, 주택시장 불황기의 여파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그룹 산하 건설사 6곳 중 부영주택과 동광주택의 부채비율이 각각 436.76%, 329.75% 기록했으며, 남광건설산업과 남양개발은 자본잠식 상태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부채비율 3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4사의 부채규모는 총 13조7897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부영그룹 산하 비금융회사 자산 총계인 21조1072억원의 65%에 달하는 비율이다.

각 사별 부채비율. [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각 사별 부채비율. [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부영그룹 산하 건설사 중 가장 큰 사업 규모를 지닌 부영주택은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분양수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00억원이 줄어든 5564억원에 그치며 1년 만에 62.7%에 달하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 여파로 영업이익 역시 –1615억원의 손실을 보이면서 전년 대비 2100억원에 달하는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년 만에 –1147억94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동광주택 또한 영업이익 –428억원, 당기순이익 –246억원을 기록했으며,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남광건설산업과 남양개발도 마이너스 실적을 면치 못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건설업계 기조 자체가 주택사업 부문의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 토목, 해외사업 비중 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부영의 경우 임대 및 분양사업에 집중한 게 실적 하락의 화근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건설사들 역시 주택사업 부문에서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영그룹 내 건설부문 외에도 그룹 내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레저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부영씨씨와 ㈜무주덕유산리조트, ㈜부영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부동산관리업체인 부광주택관리(주) 등도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거나 위기에 직면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사 전반에 자본잠식 위기가 닥친 것이다.

실제 경제개혁연구소는 급격한 실적 하락세를 기록한 작년을 기준으로 부영그룹을 부실징후기업집단으로 진단했다. 부실징후기업집단의 판단기준은 200%를 초과하는 결합 부채비율과 결합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경우다.

연도별 당기순이익 변동 추이. [표=고선호 기자]
연도별 당기순이익 변동 추이. [표=고선호 기자]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부영그룹의 지난해 기준 결합 부채비율은 793%, 이자 보장 배율은 –6.01배를 기록했다. 이는 그룹사 전체 영업이익 상태가 적자로 전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영그룹의 경우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9년을 기점으로 부채비율이 항상 200%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부영그룹 산하 건설사들의 일괄적인 수익 악화는 임대 및 분양사업에 치중된 사업 구성과 신사업 발굴 실패가 주택시장의 급격한 하락세가 맞물리면서 비롯된 현상으로 풀이된다.

부영주택은 임대사업과 자체 개발사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로 인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주택시장의 하락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분양 물량이 급격하게 감소한 데 이어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부영주택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021년 1조4223억원에서 77% 가량 감소한 3163억원을 기록했으며, 시공능력평가 순위 역시 35위에서 58단계가 추락한 93위까지 수직 하락했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구소 관계자는 "임대사업과 자체시행·시공이 많은 사업구조 특성상 외부 시장경기 영향을 크게 받아 시공능력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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