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해외 투자설명회(IR)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해외 투자설명회(IR)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동남아에 이어 유럽 투자설명회에 나서면서 따가운 시선이다. 감독기관의 피감기관 투자유치가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국내 금융환경이 불안한 까닭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주최하는 IR에 국내 주요 금융사 CEO와 함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해 글로벌 투자유치와 현지 영업 확대를 지원한다.

IR은 금융중심지조성발전법에 기반한 국내 금융산업 국제화 지원 정책의 일환이다. 이 원장은 한국 금융산업 전반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소개하고 외국인 투자자와 글로벌 금융사 투자유치를 위한 규제 개선방안을 설명한다.

이 원장은 5월 싱가포르 등 동남아 주요국을 방문해 금융사의 해외 진출 지원 활동을 펼친 바 있다. 금감원장이 글로벌IR에 첫 참석한 사례다.

금감원장의 금융권 동반 IR 참석을 두고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도를 의심하게도 했다. 영국IR도 큰 기대가 없는 분위기다. 감독기관이 피감기관 투자유치에 나서면서 해외투자자를 설득하기 쉽지 않다.

최근 금융권의 횡령, 부당이득 취득, 차명거래 등 불공정행위가 잇따르면서 감독기관 수장의 글로벌IR 동행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의 글로벌 IR행사 참석이 금융사의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며 “금융사끼리 의견을 교환하고 방향을 논의해야 하는데 감독기관이 끼어 있는 자리에서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IR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종문 삼성생명보험 자산운용부문 사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 등이 참석한다.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 안병윤 부산시 행정부시장도 동행했다.

6개 금융사 대표는 각 사별로 별도의 IR을 진행하고 서울시와 부산시는 금융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 취임 후 글로벌 IR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지난 4월 진 회장 취임 후 첫 번째 IR로 일본을 방문해 일본 법인 SBJ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일본 미즈호, SMBC, 노무라증권 등 현지 금융사와 협력도 모색했다.

6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을 방문해 현지 투자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후 첫 글로벌 IR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5월 싱가포르IR에 이어 런던IR까지 참석했다. 5월 미래에셋증권 런던법인이 유럽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조성자 전문회사 GHCO를 인수한 만큼 본격적인 유럽 ETF 시장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역시 유럽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4월 런던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북미 지역 등에 글로벌 IB허브 육성에 나서고 있다. 영국IR 참석도 글로벌 IB와 파트너십 체결 등을 위해서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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