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경주)에 구축된 우주환경모사장치. [사진=원자력연]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경주)에 구축된 우주환경모사장치. [사진=원자력연]

[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인공위성 등 우주에서 사용될 장치·부품 개발을 위한 사전 시험대가 마련돼 우주 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 가속기개발연구부는 우주에서 사용할 장치·부품의 성능을 지상에서 시험해 볼 수 있는 우주환경모사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우주에는 진공 상태와 극한의 온도 외에도 강력한 우주 방사선이 존재한다. 태양이나 별들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양성자, 심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입자 등 다양한 우주 방사선은 인공위성, 탐사선의 오작동을 일으킬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  

우주·항공용 반도체 오작동 원인의 약 30%가량은 우주 방사선이 반도체 소자에 충돌하며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인공위성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 등 여러 부품과 소재들은 방사선 시험을 통해 그 성능을 사전에 검증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에는 인공위성 주위의 우주환경과 유사한 온도, 진공 상태를 구현해 인공위성용 부품을 시험 장치는 있었으나, 방사선 환경까지 구현할 장치는 없었다. 

연구팀은 기존 온도와 진공 환경뿐 아니라 양성자 가속기를 이용해 우주 방사선 환경까지 모사할 수 있는 우주환경모사장치 개발에 나섰다. 2021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지난 8월 구축을 완료했다. 

양성자 가속기는 수소의 원자핵에서 양성자를 떼어 낸 뒤 전기를 가해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하는 장치다. 연구원이 보유한 국내 하나뿐인 선형 대용량 양성자가속기는 1초당 1.2 경이라는 엄청난 수의 양성자를 조사할 수 있다. 

특히 입자 방사선의 일종인 양성자 방사선은 위성 궤도 기준으로 우주 방사선의 약 85%를 차지하기 때문에 양성자 빔 조사를 통해 우주·항공용 반도체를 사전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영하 55도에서 영상 125도에 이르는 온도 환경, 10-5 Torr(토르, 압력의 단위) 이하의 진공 환경 등을 구현할 수 있는 장치에 빔 창(Beam window)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온도, 진공 환경에서도 100 MeV(1억 전자볼트, 1.5볼트 건전지 6,700만개 에너지)급의 양성자 빔이 조사되도록 했다.

구축된 우주환경모사장치는 시운전을 거쳐 산업계 등 이용자에게 개방된다. 우선 인공위성에 사용될 부품 및 소재 개발 등을 위한 우주환경 시험 시설로서 우주 산업 부품 국산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재상 양성자과학연구단 단장은 “경주 양성자가속기가 국내 우주 산업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우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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