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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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4대 그룹 중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 돌입한 가운데, 취업시장이 여전히 빙하기를 겪고 있어 기업들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주요 그룹들이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며 인력 채용에 고심하고 있고 매출 500대 기업 중 64.6% 이상이 채용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날부터 하반기 신입사업 채용 절차에 돌입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20개사가 11일부터 18일까지 지원서를 접수 받는다. 서류는 ‘삼성커리어스’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공채 전형은 이달 직무적합성 평가, 다음달 삼성 직무적성 검사(필기시험·GSAT)를 거쳐 오는 11월 면접 전형 등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일명 삼성고시로 불리는 GSAT는 이번에도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원자들은 독립된 장소에서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응시할 수 있다.

다만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디자인 등 일부 직군의 경우 GSAT와 더불어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와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도 병행된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처음으로 공채를 도입한 뒤 현재까지 현행 제도를 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앞서 2021년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연급하기도 했다.

다만 재계는 삼성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했지만 이 외에는 채용에 대해 냉랭한 상황이다.

실제 SK그룹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LG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GS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 역시 정기 공개채용 대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며 인력 운영에 유연성을 갖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국내 매출기준 500대 기업 중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운 기업은 35.4%(전국경제인연합회 기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최근 취업 시장은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한동안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채용이 폭발적이었다면 최근 들어 이차전지, 조선업 등 업황이 호황기에 접어든 종목을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국내 대표 조선업 선두주자로 꼽히는 HD현대의 경우 올해도 조선업을 중심으로 수시 채용을 비롯해 올 하반기 그룹 차원에서의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나서며 지속적으로 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포스코그룹도 이차전지 자회사를 중심으로 하반기 신입채용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배터리소재 분야 신입·경력 대규모 채용이 나선다. 신입직원은 생산기술·설비기술·연구개발(R&D)·안전 환경 소방·기획지원 등을 채용하고 경력직은 전 부문 채용을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 역시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을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 중이다.

반면 금융권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대상 폭을 대폭 늘리는 등 갈수록 채용시장은 빙하기라는 평가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 최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 채용 인원이 지난해(1720명) 보다 소폭 늘었난 2060명(KB국민 제외)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 역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3000여명에 에 비해 상당수 줄어든 수치다.

이와 달리 희망퇴직 인원은 대폭 늘리고 있다. 5대 시중은행에서 올해만 25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여기에 현대해상, 롯데홈쇼핑 등 희망퇴직으로 실시해 인원 감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채용시장 문 역시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 전경련 조사에서 채용 계획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44.6%에 비해 3.4%포인트 늘어난 48%를 기록했다.

또 채용 계획이 아예 없는 기업은 16.6%로 지난해 하반기 17.4% 보다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채용 규모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비슷(57.8)하거나 지난해보다 축소(24.4%)할 것으로 응답했고 채용을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전년(13%) 대비 거의 두배 늘어났다.

기업들은 채용을 망설이는 이유로 ‘수익성 악화와 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 경영 돌입(25.3%)’을 1순위로 꼽았다.

그 뒤를 ‘글로벌 경기 침채 장기화 및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악화(19%,),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인건비 증가 등에 대비한 비용절감(15.2%) 등 이라고 응답했다.

전경련은 올해 대졸 취업 경쟁률이 평균 81대 1로 지난해(77대 1)보다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수적으로 채용 계획을 잡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혁파, 노동 개혁, 조세 부담 완화 등으로 고용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10대 그룹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향후 5년간 채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은 8만명을 약속했고 SK그룹은 5만명, 현대차그룹 3만명(3년간), LG그룹 5만명, 포스코 2만5000명, 롯데 5만명, 한화그룹 2만명, GS그룹 2만2000명, HD현대 1만명, 신세계그룹 연 1만명 이상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재계 10그룹 중 HD현대를 제외하고 최근 1년간 신규 채용 규모를 공개한 곳은 아무곳도 없다. 또 하반기 인턴 채용 계획 역시 대기업은 4.9%에 그쳤다. 지난해 15.3%에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견·중소기업, 비수도권 기업의 고용 여력은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면서 “AI나 배터리 분야의 ’고급 두뇌‘ 부족과는 대조를 이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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