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모델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아이폰 15(예상도)와 갤럭시 폴더블 5 시리즈. [사진 합성=김영욱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모델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아이폰 15(예상도)와 갤럭시 폴더블 5 시리즈. [사진 합성=김영욱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영욱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모델의 하락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고도화, 삼성·애플 등이 ‘급 나누기’ 전략을 택하면서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선호도가 높아져서다.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 속에서 ‘프리미엄 폰 시장’은 중저가형 모델 고객을 끌어들이며 ‘반사이익’을 노리는 양상이다.

지난달 공개된 ‘갤럭시 폴더블 5세대’와 오는 12일 출시 예정인 아이폰 15 시리즈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면서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리퍼비시’ 시장 활성화가 중저가형 모델 선호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리퍼비시(refurbish) 제품은 초기 불량품이나 환불된 개봉품을 신상품 수준으로 정비해 재출시하는 것을 말한다. 

중저가 모델은 저렴한 대신 프리미엄 모델보다 기능상 제약이 있고 잔고장 빈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는데 리퍼비시 제품이 이를 해소할 수 있다. 여기에 리퍼비시 시장 활성화 뿐만 아니라 당근마켓, 쿠팡 등을 통해 ‘미개봉 중고폰’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도 ‘중저가 모델’의 대체제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또한 모바일 기기 고도화 속도가 가파른데에 비해 모바일로 하는 일상생활은 큰 변화가 없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 출시된 ‘프리미엄 모델’을 활용해도 무리가 없어 최신 중저가 폰을 사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 구매 패턴이 달라지면서 중저가 모델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자 삼성·애플 등 판매업체들이 중저가를 포함한 전 라인업의 출하량을 줄이면서 재고관리에 나서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불황 속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늘어남에 따라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이전보다 줄어 출하량을 관리에 돌입했으며, ‘물량 싸움’이 아닌 단말기 평균 판매가격(ASP)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싼 ‘프리미엄 모델’ 중심 전략을 택해서다.

때문에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8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중저가 모델 인기는 줄고 있는 반면, 신제품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중저가 모델 고객들을 프리미엄 모델로 유도할 수 있다면 ASP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 14’ 시리즈를 출시할 당시 중저가형 모델인 ‘미니’ 대신 ‘플러스’를 출시한 것도 이와 같은 전략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오는 12일 ‘아이폰 15’를 공개할 예정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출시 예정 라인업에 ‘울트라’를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것이 삼성전자에게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중저가 모델’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5333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출하량을 기록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했다. 경기침체 지속에 따른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 위축과 삼성 갤럭시A 시리즈 판매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결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갤럭시 A 시리즈가 삼성전자 출하량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진=옴디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갤럭시 A 시리즈가 삼성전자 출하량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진=옴디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톱 10에 애플은 프리미엄 라인업인 ‘아이폰 14 프로 맥스’, ‘아이폰 14 프로’, ‘아이폰 14’, ‘아이폰 13’, ‘아이폰 11’이 들어갔으나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울트라’를 제외하곤 ‘A 시리즈’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갤럭시 A14가 1240만대로 가장 높은 순위인 5위를 기록했는데 작년 1620만대 출하량으로 3위를 차지했던 갤럭시A13과 비교하면 전작에 비해 출하량과 순위 모두 하락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폴더블’인 ‘갤럭시 Z 플립 5’와 ‘갤럭시 Z 폴드 5’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중저가 모델’을 선호하던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38개국에서 견조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으며 해당 시장의 연간 판매량이 과거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이 1000만대를 무난하게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플래그십 중심 판매 확대와 업셀링을 통한 매출 성장 기조 아래, 제품 완성도를 제고하고 폼팩터에 특화된 차별화 경험을 더욱 강화한 폴더블 모델을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안정적인 재고 운영을 통해 출시 초부터 확실한 판매 호조를 이끌어내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이 모든 단말기 판매처에 물량을 공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급받는 물량도 판매하는 입장에서 부족한 수준. 출하량 감소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시장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11억5000만대로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하량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7년에 비해 4억2000대, 2014년에 비해 1억7100억대 감소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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