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에서 소비자가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안경선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에서 소비자가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안경선 기자]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올해 7월까지 라면 누적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해외에서 K라면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업계는 생산 공장 확대, 해외시장 겨냥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관련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5억2202만9000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1∼7월 수출액(4억4334만1000 달러) 대비 17.7% 증가한 수준이다. 

1∼7월 라면 수출액은 2015년부터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2015년 1억2172만4000 달러에서 2017년 2억309만2000 달러로 2억달러 선을 넘었고, 2020년 3억5856만3000 달러로 상승한 뒤 지난해에는 4억4334만1000달러, 올해 5억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올해 라면 수출액이 10억 달러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7억6543만 달러였다. 

◇ 해외 매출이 ‘효자’

해외에서의 K라면 열풍은 2분기 라면업계의 실적 호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농심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375억원으로 10.8%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50억원으로 60.8% 증가했다. 

특히 농심은 올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법인의 경우,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337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미국법인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25.2% 늘어난 3162억원, 영업이익은 536% 증가한 337억원이다.

효자 제품 ‘불닭볶음면’이 있는 삼양식품도 분위기가 좋다.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2%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 또한 2854억원으로 11.8% 성장했다.

이 기간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89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부터 영업을 시작한 미국‧중국 판매 법인의 성공적인 안착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농심의 미국 제2공장 전경. [사진=농심]
농심의 미국 제2공장 전경. [사진=농심]

◇ 생산시설 늘리고 해외 전용 브랜드 선봬

해외 각국에서 수요가 늘면서 라면업체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먼저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 2030년까지 지금의 3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농심은 이르면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공급량 확보를 통해 늘어난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공장 설립 결정 배경에는 농심의 제2공장의 순항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미국 시장 호조의 주요 배경으로 지난해 4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제2공장으로 얻은 공급량 확대가 꼽힌 것. 

실제 제2공장 가동으로 농심은 월마트 등 미국 TOP 4 대형 거래선을 대상으로 신라면 등 주력 제품을 최우선 공급할 수 있었고, 신제품을 가장 빠르게 입점시키는 등 유통망 관리 전략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농심 미국법인은 코스트코에서 47%, 샘스클럽에서 95%의 높은 매출성장률을 거두기도 했다.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은 2위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의 성장세 그리고 1위 일본 업체와 점유율 차이를 감안할 때 미국 시장의 비전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수출용 제품을 전담 제조하는 밀양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최근 이 공장 부지에 2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목표 준공 시기는 2025년 5월로 총 159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제 2공장에 들어갈 생산라인은 5개로, 생산능력은 기존 밀양 1공장(생산라인 4개)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생산량이 기존 대비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지난 6월에는 해외 전용 건면 브랜드 탱글(Tangle)도 선보였다. 탱글 브랜드는 해외를 타겟으로 밀양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첫번째 프리미엄 건면 브랜드로, 모든 재료를 넣고 한 번에 조리하는 것이 보편적인 외국의 식문화를 반영해 물을 버리지 않고 졸여서 간편하게 조리하는 레시피를 적용했다.  

탱글은 미국, 캐나다 등 미주 지역 판매를 위해 초도 물량 선적이 완료됐으며, 추후 유럽, 오세아니아, 중동, 아시아 등으로 판매 국가를 확대한다는 게 삼양식품의 계획이다. 

한편, 식품업계는 K라면의 해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라면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배경에는 ‘한류 열풍’이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 영화와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자연스레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일례로 농심의 경우, 영화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가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고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BTS 지민이 라이브 방송 등에서 먹는 모습이 화제가 되며 SNS 챌린지로 번지며 이름을 알렸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한류 열풍에 따라 K라면을 비롯한 K푸드 자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특히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K푸드의 인기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