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전기차 충전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하주차장 전기차 충전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국산 전기차 판매대수가 점차 쪼그라든다. 완성차업계는 전기차 시대 개막 이후 1차 수요 고갈 시점으로 보고, 전기차 신차 출시를 미루거나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가 발표한 자동차 등록대수 현황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의 경우 출시 직후인 지난해 상반기(1~6월) 1만5103대, 기아 EV6는 1만2158대를 판매하는 등 전용 전기차 데뷔로 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러나 숫자는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하반기(7~12월)엔 아이오닉5 1만1289대, EV6 1만2694대로 소폭 줄었다. 올 상반기(1~6월)엔 각각 9504대, 6779대로 각각 1만대도 팔지 못했다.

총 판매대수도 감소 추세다. 올 1~7월 국내 전기차 판매대수는 7만84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3.7%에 그쳤다. 지난해 증가율이 75.6%인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판매량 둔화 추이는 과도하게 높은 차량 가격과 보조금 축소 등이 큰 이유로 꼽힌다. 한국의 경우 국고보조금은 최초 1200여만원에서 700만원 이하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마저도 신청순서에 밀려 못 받기 십상이다. 정부는 보조금을 줄이는 대신 혜택 대수를 늘리겠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구매자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조치다.

완성차 업계는 생각보다 빠른 판매량 감소에 당황하는 기색이다. 현대차‧기아 등은 전에 없던 할인전을 펼치거나, 여타 브랜드는 기존 전기차보다 가격이 싼 3000만원대 신차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다음달 대대적인 친환경차 할인전에 들어간다. 수소차 넥쏘(2024 넥쏘 제외)등 200만원 할인해주며, 현대차나 제네시스 친환경차(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구매한 이력이 있거나 보유 중인 고객이 아이오닉5·아이오닉6·코나 일렉트릭·넥쏘를 출고하면 30만원 깎아준다. 제네시스 GV60·GV70 전동화 모델·G80 전동화 모델 구매 시엔 50만원 할인한다.

브랜드별 중저가 전기차 출시도 한창이다. 테슬라 모델Y RWD의 출고가는 5699만원이다. 국고 보조금 100%가 가능해질 경우, 지자체 보조금까지 포함하면 4000만원대에도 출고가 가능하다. 중국 상하이에서 생산하며,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돼 원가가 낮아진 탓이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가 들어간 같은 모델 4륜구동 롱레인지의 가격인 7874만원임을 감안하면 수천만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3월 2만5000유로(3500만원대) 전기차 ‘ID.2올(ID.2all)’을 공개했다. 지난해 출시한 ID.4 가격이 5490만원으로 보조금 100% 수령 가격을 간신히 넘겼다면 ID.2올은 이보다 2000만원가량 저렴하게 책정했다. 싸지만 성능마저 저렴한 것은 아니다. 소형 전기차임에도 1회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는 WLTP 기준 450㎞에 달한다.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0분이 소요된다.

신차 출시를 아예 미루기로 한 곳도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친환경차 수요 측정 이후 순수전기차 출시 시점을 2~3년 후로 잡았다. 그 사이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집중하기로 했다. 르노코리아는 내년 하반기 중형급 하이브리드 SUV를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점차 떨어지는 시점에서 무리하게 신차를 내놓기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전동화 선택지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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