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카드사 마크가 붙은 서울 시내 편의점의 문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민이 카드사 마크가 붙은 서울 시내 편의점의 문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권규홍 기자] 최근 실적악화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카드업계가 소비자 혜택을 줄이거나 알짜 카드를 없애자 고객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향후 경기전망도 어둡게 나오면서 고객 이탈도 우려되는 가운데, 업계는 고객 이탈보다 카드사 간 경쟁 심화를 예상한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까지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하나SK·비씨)에 들어온 소비자 민원은 4000건에 육박했다.

이는 매년 상반기까지 집계된 수치로 비교했을 때 최근 4년 사이 가장 많이 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민원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60% 넘게 늘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카드는 접수된 민원이 1700건을 넘겨 민원 건수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신한카드가 기록한 1700건은 카드사 전체로 봤을 때 무려 45%에 달하는 수치로, 이는 신한카드의 주력 카드인 ‘더모아카드’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카드는 지난 6월 대표적인 알짜카드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더모아카드’의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지난 2020년 11월 출시된 더모아카드는 분할결제 등을 이용해 적립금을 최대한 받는 방법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알짜카드’로 각광 받았으나 출시 1년 만에 단종됐다.

결국 카드사 민원 증가는 불경기에 알짜카드 단종 영향으로 소비자 불만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9일 통화에서 “신한카드만 놓고 보면 최근 협회에 공시된 민원중 ‘기타’ 민원 부분이 1000% 정도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며 “신한 더모아카드 사태로 인한 민원건수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원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한카드는 알짜카드 단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카드는 ‘더모아카드’에 이어 MZ세대(2030세대)들에게 사랑 받았던 ‘욜로 테이스티(YOLO Tasty)’ 계열 카드도 지난달 단종시켰다.

지난 2015년 출시된 욜로 테이스티 카드는 청년 세대 특화를 내세워 출시돼 SPA브랜드(유니클로·H&M·ZALA)소셜커머스, H&B스토어, 레스토랑, 영화관 할인혜택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신한카드 외에도 하나카드, 삼성카드의 민원도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민원은 혜택축소, 알짜카드 단종 이슈 외에도 추심 행위와 관련된 '채권 민원'도 많이 증가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카드사의 강력한 연체율 관리 기조를 배경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원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최근 카드사들이 연체율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한도나 연체 관련 부분의 민원이 증가 했다”고 답했다.

민원의 증가와 더불어 올 하반기, 내년 경기 전망도 어둡게 나오자 업계에선 자연스레 고객 이탈 우려도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2%p(포인트) 내린 1.4%로 전망했다.

어두운 경제전망과 더불어 유통업계, 식품업계 등도 실적 하락을 속속 밝히고 있고, 동시에 먹거리와 생활 물가 수준도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카드 이용 하락도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선 고객 이탈보다 카드사 간 경쟁 심화를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아 연체율,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발생하는 민원은 전 카드사 동일한 이슈”라며 “다소 불편하겠지만 고객 이탈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특정 카드사의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불편과 불만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고객들이)혜택이 좋은 카드사로 옮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내실 위주의 경영을 선택할 것 같다”며 “다만 그런다 했을때 이게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금액을 줄이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고객에 대한 혜택을 감소시키는게 아니기 때문에 고객들이 대거 이탈한다 이렇게 보는건 좀 과대해석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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