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염보라 기자] “2011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하향조정 당시와 달리 이번 신용등급 강등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 소식이 전해진 2일, 증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피치는 1일(현지시간)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 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 악화 등을 반영한 결과다.

증시는 패닉에 빠졌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54포인트(0.58%) 하락한 2651.53에, 코스닥은 8.50포인트 내린 931.17에 개장했다. 이후 낙폭을 점차 키워 코스피는 2620선, 코스닥은 910선에서 각각 움직이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발(發) 폭락 사태에 대한 학습효과라고 판단했다. 당시 S&P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부채한도 인상을 놓고 대립하자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췄고, 그 충격으로 코스피는 그해 8월 1일 2172.27에서 9일 1801.35로 6거래일 만에 17% 급락했다. 

다만 2011년과 2023년 현재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과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011년의 주가 폭락 사태가 현 시점에 재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상현 연구원은 “2011년은 미국이 금융위기를 막 벗어나는 시점이었고, 미 연준(연방준비제도)도 위기 극복을 위해 양적 완화 정책을 추진하던 시기였다”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현재는 미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 사이클에도 신용 리스크가 진정되는 분위기로, 리스크 강도 측면에서 2011년과 현 시점은 대비된다”고 진단했다.

김환 연구원 역시 “2011년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였던 글로벌 경기는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해 재차 하강 압력이 높았던 시기였다. 하지만 현재는 주요국 선행지수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등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개선될 수 있는 시점”이라며 “미국의 안정적 펀더멘털 개선 기대에 따라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라고 판단했다.

허정인 연구원은 피치가 5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사전 예고한 점, 또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최고등급인 AAA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2011년처럼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단기적인 채권·환율시장 영향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박 연구원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의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고, 달러·유로·엔화 가치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와 한국은행은 필요 시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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