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23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더 뉴 아반떼 N.(수출명 더 뉴 엘란트라 N) [사진=현대차]
지난 3월 2023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더 뉴 아반떼 N.(수출명 더 뉴 엘란트라 N) [사진=현대차]

내연기관차 성공을 넘어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EV9 등 다양한 차급과 성능의 전기차를 내놔 국내 전기차 시장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한 현대차그룹. 앞으로의 과제는 세계무대다. 진출이 녹록하지 않은 중국과 일본, 자국과 독일차 충성도가 높은 북미시장까지 거머쥐기 위한 현대차의 레이스 출발시점은 올 하반기다. <편집자주>

①‘선택과 집중’으로 중국시장 잡는다
②"살얼음 관계 끝났다"···새 먹거리 장 된 일본
③IRA도 못막은 북미의 한국 전기차 사랑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현대차의 올 2분기는 3분기 연속 최대실적 경신,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점칠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조2497억원, 4조2379억원으로, 영업익 4조원 달성은 사상 최초다. 국내 점유율은 49%로,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 2대중 1대는 현대차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국내는 90%가 현대차‧기아고, 나머지 10%를 놓고 수십 개의 브랜드가 싸운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국내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현대차는 이제 전세계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특히 북미와 일본, 중국 등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수출지다. 전기차를 필두로 한 올해 상반기 승용차 수출 성적표는 일단 합격점이다. 지난달 31일 관세청이 발표한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2% 이상 늘어난 320억달러다. 전년보다 43.8% 늘었으며, 차량 대수도 32.2% 증가한 141만대다. 특히 현대차는 국내 타업종 수출액의 부진에도 나홀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나라별로 따졌을 땐 의견이 엇갈린다. 독일(99.1%), 미국(54.3%), 캐나다(53.3%), 이스라엘(47.8%), 프랑스(25.7%), 영국(20.1%), 호주(8.6%) 등 순으로 수출했다. 자동차 시장 1위 중국은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27만여대를 팔았다. 중국 전체의 1%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만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판매량이 20% 증가한 데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수치다.

중국시장의 이 같은 판매 부진은 7년여간 이어져 왔다. 지난 2017년 주한미군 사드 배치 이후 한한령이 시행되면서 한국 자동차 판매량도 곤두박질쳤다. 전년인 2016년 114만대 수준이던 판매대수는 2017년 78만대, 지난해엔 고작 27만3000대에 불과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현대차가 고심해 내놓은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총 5개던 공장도 매각과 수출용 전환이란 명분으로 한 발 뺐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최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중국 생산공장에 대해 매각 의사를 밝혔다. 기존 매각한 공장 외에 공장 가동을 중단했거나 계획에 있는 세 군데를 더 팔 계획과 남은 2공장 역시 중국이 아닌 아시아 수출용 모델 생산 기지로 삼을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애초에 200만대 넘는 생산능력을 갖췄으나 10분의 1 수준만 팔리는 상황에서 공장 가동이 불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안경선 기자]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안경선 기자]

현대차의 중국 현지법인인 베이징현대는 베이징 순이구에 3개 조립공장과 충칭공장, 상용차 전용공장인 사천현대를 합쳐 총 5개 현지공장을 지었다가 지난 2021년 베이징현대 1공장은 중국 전기차업체 리 오토에 매각했다. 남은 4개 공장 중 지난해 한 곳을 폐쇄했으며 나머지 3개 공장도 가동률이 30%도 미치지 못한다.

공장뿐 아니라 출시 모델도 과감하게 줄인다. 13개 차종을 8개로 축소하고, 대신 제네시스 등 고급 모델 위주로 재정비한다. 여기엔 최근 출시한 ’N‘ 브랜드도 포함된다.

특히 고성능 ‘N’ 브랜드의 핵심 라인업 ‘아반떼 N·아이오닉 5 N’으로 침체된 중국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다. 아반떼 N은 지난 3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가장 처음 공개해 의미를 더했고, 아이오닉5 N은 내년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한중 관계가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기술력이 응집된 N 브랜드를 중국에 내놓으면서 다시 한번 중국 시장에 브랜드 인식을 제고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이 외에도 제네시스의 전기차 모델 GV60도 지난 3월 중국에 정식 출시해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틸 바텐베르크(Till Wartenberg) N브랜드&모터스포츠사업부 상무는 “전 세계 N브랜드의 팬들에게 사랑받는 모델 중 하나인 더 뉴 엘란트라 N(아반떼 N)이 중국 시장에서도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중국 고성능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브랜딩과 이미지 제고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내에선 자국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BYD)가 44만대를 판매해 올 1분기 최다판매 브랜드가 됐다.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만 900만대 이상을 예측할 만큼 전세계적으로도 큰 시장이어서 고급, 고성능 모델 출시와 함께 전기차 판매전략은 필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전세계에서 가장 큰 EV시장으로 거듭나는 상황에서 테슬라는 지속적인 가격 인하와 별도 중국 맞춤형 브랜딩으로 전략을 찾고 있다”며 “현대차 역시 중국시장 상황에 맞는 가격 포지션과 판매전략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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