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PG운반선.[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PG운반선.[사진=HD현대중공업]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조선 3사가 속속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간 흑자전환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나란히 2분기 흑자를 기록했고 한화오션도 적자 폭을 축소하는 등 실적 개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착시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와 경계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2분기 매출 5조4536억원 영업이익 712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 중 현대미포조선을 제외한 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1분기 하청업체의 탱크 인도 지연 문제로 발생한 공정지연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3분기에는 조업 정상화와 함께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증가했고 2021~2022년 수주한 건조 물량의 대금이 차차 매출로 인식되면서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더욱이 업계에서는 초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로 수주 물량을 채우고 있다.

실제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달에만 호주 우드사이드에너지사와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1기, 해외 선사 3곳과 대형 LNG운반선 2척, 자동차운반선(PCTC) 4척, LPG운반선 2척 등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 상반기 총 97척을 수주하며 연간 목표액 157억4000만달러의 74% 수준을 달성했다.

특히 수주산업 특성상 선박 인도 시 가장 많은 대금이 조선사로 들어오는 만큼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폭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선가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실적에 반영돼 영업이익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탄력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매출 1조945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58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96억원을 기록하면서 5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분기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LNG운반선 및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비중이 높아져 매출이 크게 중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연간 수주목표액(95억달러)의 66%를 달성한 바 있다.

올해 한화그룹 품에 안기며 새롭게 출항한 한화오션은 아직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그간 매각작업 등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벌이지 못했다. 이에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 전환은 쉽지 않다는 게 증권가 얘기다.

한 금융정보업체는 한화오션의 2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시장 전망치)에 대해 162억원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화오션 역시 적자폭을 크게 줄이면서 이르면 오는 3분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분기 영업손실 628억원에 비해 2분기에는 크게 줄였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 이르면 2024년 연간 흑자전환 가능성도 제기

업계는 올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을 키우며 이르면 2024년에는 연간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먼저 신조선가의 상승세가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신조선가는 신규 건조 선박을 평균 100으로 기준 내 지수화한 지표로 지수가 높을수록 수익성이 올라가는 구조다.

지난달 기준 영국 크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170.91로 전년 동월 대비 5.8% 상승했다.

특히 국내 조선사가 주력으로 수주하고 있는 LNG선의 가격 오름세는 더욱 가파르다. 같은 기간 LNG선은 올해 초에 비해 1000만달러 상승한 척당 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 오는 9~10월 수주계약을 앞두고 있는 카타르발 2차 물량도 호재다.

카타르 국영 석유기업인 카타르 에너지는 LNG운반선 2차 물량으로 40척 가량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모잠비크 코랄 2차 프로젝트도 예상되고 있어 수주 실적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빅3가 3년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향후에도 LNG선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선가 상승 흐름까지 이어질 경우 조선업계 호황기를 통한 실적 및 체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관계자는 또 “최근 해운업계가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실적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면서 “이제는 LNG선을 기반으로 친환경 선박 상용화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조선호황기를 맞았지만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지난 28일 열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환율·시황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얻은 이익이 우리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준다면 오히려 ‘나쁜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서 “경영자는 나쁜 이익에 취해 마치 회사가 엄청난 성장을 한 것처럼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기업 스스로 각고의 노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과 미래사업을 담보해 내고 이를 통해 창출해내는 이익만이 비로소 ‘좋은 이익’”이라고 강조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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