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사진=연합뉴스·대신증권]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사진=연합뉴스·대신증권]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올해 들어 3세 경영에 돌입한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양홍석 부회장을 중심으로 대신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 승부수를 띄우며 명가 재건을 선언해 이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0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열린 경영회의를 통해 2024년 상반기 중 종투사를 신청하는 단기 경영목표를 세우고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본사 사옥인 ‘대신343’(구 대신파이낸스센터)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사옥 매각은 자기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일환이다. 종투사는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원을 넘어야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자기자본 2조6501억원 수준이지만 별도기준 2조261억원에 머물러 있다.

이에 국내 61개 증권사 중 총투사 문턱을 넘은 곳은 단 9곳 뿐이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은 단기간의 자본 확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 매각가는 6000억~7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뿐만 아니라 계열사 배당, 보유자산 일부 시가평가 등을 추진해 3조원을 맞출 계획이다.

증권사가 종투사로 진입할 경우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이 가능해져 사업 다각화에 유리해진다. 더욱이 일반 환전 업무도 가능해 진다.

이처럼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체질 개선에 나서는 이유는 대형사와의 경쟁에 밀리는 등 리테일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고 경영 전면에 등장한 양홍석 부회장의 경영 능력 입증과도 직결돼 있다.

우선 대신증권은 올 1분기 주식 시장 점유율 1.88%로 위축됐다. 이에 지난 6월 증권업계 최초로 단기 신용거래융자(1~7일 구간) 이자율을 ‘0원’으로 인하하는 카드를 꺼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홍 부회장은 지난 4월부터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며 3세 경영 닻을 올렸다.

양 부회장은 1981년 생으로 2007년 대신증권 평사원으로 입사해 이후 자회사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 대신증권 전무를 거쳐 2008년 부사장, 2014년 사장에 이어 2021년 11월부터 부회장에 올랐다.

특히 그는 꾸준히 대신증권 지분율을 높이고 있어 현재 기준 지분율 10.19%를 보유해 모친인 이어룡 회장(2.50%)보다 많다.

이 회장은 앞서 2005년부터 남편인 양화문 전 회장이 작고함에 따라 이사회 의장 자리를 맡고 있었지만 이번에 아들에게 바통을 넘겼다.

다만 양 부회장이 풀여야할 숙제도 산적해 있어 재계에서는 그가 해법을 마련할 지가 성공적인 3세 경영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부회장은 부회장직에 취임하자마자 회사의 새 비즈니스 모델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전통적인 증권사 사업 구조만으로는 장기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신증권은 지난해 말 영업이익 2535억원을 기록해 전년 8855억원 대비 71.4% 감소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대신증권은 하나증권(-80.3%)에 이어 업계 내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 때문에 대신증권 안팎으로 종투사 지위 획득이 미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반전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일반 환전 업무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일부터 종투사들이 일반 환전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외국환 거래 규정’을 개정했다. 그간 환전 업무는 4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추고 단기 금융 업무 인가를 받은 회사만 제한적으로 허용돼 왔다. 미래에셋·한국투자·NH·KB증권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증권사들은 외환 관련 업무 상당 부문을 은행에 의존해 왔다.

이에 대신증권이 종투사에 진입해 일반 환전 업무까지 취급하게 되면 리테일 수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양 부회장은 증권가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토큰증권(STO)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를 인수하고 이르면 다음달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 출시도 준비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이 단기 신용융자 이자율 제로라는 파격적인 행보에 나설 정도로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면서 “다만 대신증권의 바라는대로 사옥 매각이 연내 이뤄질지는 알 수 없고 자산 매각만으로 자기자본 3조원 달성에는 역부족일 수 있어 양 부회장 체제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추가적인 해법도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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