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하나, 신한, 우리, KB 등 4대 금융지주 본사. [사진=각사]
사진 왼쪽부터 하나, 신한, 우리, KB 등 4대 금융지주 본사. [사진=각사]

[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지난해를 뛰어넘는 역대급 실적에도 하반기 녹록치 않은 시장환경이 예상되면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긴축 사이클의 종료가 예고되면서 금리 안정화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더해 지난해에 이은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 금융당국의 압박도 거세질 수 있어서다.

특히 경기부양 정책에 미뤄졌던 청구서도 한꺼번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9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인 8조9662억원보다 약 4% 증가한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4조6000억원이다. 1분기(4조6720억원)를 합산하면 9조2720억원이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99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9% 늘었다. 27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신한금융은 1조2660억원이, 하나금융 9668억원, 우리금융 8883억원으로 추산된다.

신규 취급보다 상환이 많은 은행이 향후 신용대출을 현재보다 확대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신규 대손충당금 규모가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7199억원) 대비 140.8%가 늘어난총 1조7338억원 규모의 신규 충당금을 쌓았다. KB금융이 1분기에 6682억원을 신한·하나·우리금융이 각각 4610억원, 3432억원, 2614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높아진 연체율에 대비해 충당금 확대를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경영 영업 관행 제도개선 방안’ 태스크포스(TF)는 최근 경기 악화에 대비해 은행에 경기대응완충자본을 부과하고 충당금을 늘리도록 하는 내용의 방안이 발표된 배경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분기에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재무·리스크 담당 임원과 비공개 간담회에서 충당금 적립 확대를 앞서 권고한 바 있다.

다만 충당금 규모가 커져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출범하며 충당금으로 쌓은 금액의 상당 부분의 환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오션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쌓은 충당금은 KB금융 1500억원, 하나금융 1500억원, 우리금융 670억원, 신한금융 300억원씩이다.

2분기에도 충당금 확보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증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신규 취급 여부가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경기 부진,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이들이 급증하며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해 4월 말 0.23%였던 국내 은행 연체율은 지난 4월 말 0.37%까지 올랐다.

하나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실적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금융 신흥 강자는 하나은행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연초부터 지역 영업조직을 정비하고 기업금융전담역(RM)을 늘려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 대기업 대출잔액이 31.8% 늘었다.

앞선 1분기에도 하나은행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1분기 대기업 대출잔액은 22조2130억원으로 전년동기비 53.4% 늘었다. 대출잔액 규모로는 우리은행이 40조4890억원으로 가장 크다.

다만 증가율은 5.3%에 불과했다. 동기간 신한은행은 25조4615억원으로 37.1%, KB국민은행은 31조2000억원으로 24.3% 늘었다.

우리은행도 기업 대출에 팔을 걷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4일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기반으로 하반기 재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면서 “기업금융의 강자가 되기 위해 영업력 강화는 물론, 여신 심사 및 관리 방안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자회사 임원들과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해진 실적 목표를 채우기 위해 가계대출 확대가 쉽지 않다”면서 “하반기에 들어서면 기업대출을 놓고 경쟁이 뜨거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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