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큐텐]
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큐텐]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까지 인수해 일명 ‘티메파크’를 한 가족으로 만든 큐텐의 거침없는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큐텐은 기존 국내 이커머스 기업과 비교해 해외 시장에 대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그룹 차원의 성과와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큐텐의 티몬 인수를 승인한 데 이어 이달 인터파크 커머스와 위메프의 인수를 승인했다.

큐텐은 지난해 전자상거래 기업인 티몬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 4월 인터파크에서 쇼핑·도서 부문만 떼어낸 인터파크 커머스의 발행주식 100%를 취득, 5월에는 위메프 발행주식의 86%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3개 기업을 품에 안았다. 이들 회사는 자산총액 및 매출액이 2조원 미만이어서 사후적으로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 승인받으면 됐다. 

당초 일각에선 큐텐이 단시간 내 공격적인 인수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 대해 우려가 있었으나, 공정위는 오픈마켓, 해외 직구 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적다며 인수를 승인했다. 오히려 중소 사업자가 통합되면 네이버와 쿠팡 등을 견제할 유효한 경쟁자로 성장해 경쟁이 촉진될 수 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는 “오픈마켓 시장에는 지난해 기준 네이버(점유율 42.41%)·쿠팡(15.91%) 등 다수 상위 사업자가 존재하고, 결합 후 큐텐의 합산 점유율이 8.35%(티몬 4.60%+인터파크 커머스 0.85%+위메프 2.90%)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기업결합으로 인해 가격이 인상되거나 담합이 증가할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직구 시장도 큐텐 점유율이 8.57% 수준으로, 다수의 국내외 사업자가 참여하는 파편화된 시장임을 고려할 때 경쟁 제한 우려가 적다고 봤다. 즉, 해외 직구 시장에서 아직 절대적인 강자가 없다는 의미다. 

티몬의 티프라임 배너. [사진=티몬 홈페이지 캡처] 
티몬의 티프라임 배너. [사진=티몬 홈페이지 캡처] 

◇싱가포르 기업 큐텐, ‘크로스 보더’ 플랫폼으로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G마켓 매각 이후 2010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회사다. 대표적인 사업은 오픈마켓으로, 싱가포르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다양한 국가에서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는 배경에는 큐텐의 ‘큐익스프레스’가 주효했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이 자체 물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자회사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1개국에서 19여 곳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큐익스프레스의 고정 거래처는 아마존과 이베이재팬 등으로, 이를 기반으로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해외 직구 대행 사업을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큐텐의 강점은 해외 시장에서의 경험이다. 이에 업계에선 큐텐이 향후 국가 간 경계를 허무는 ‘크로스 보더’ 플랫폼으로서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판매자의 상품을 국내에서 판매하거나, 국내 판매자들의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큐텐은 M&A 이후 가장 먼저 풀필먼트 서비스를 활용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큐익스프레스를 활용해 티몬,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 등에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 ‘Qx프라임’ 전용관을 론칭한 것이다. 각 사의 회사명 영문 앞 글자를 따서 이름은 각 T프라임, I프라임, W프라임이다.

이를 통해 3사는 큐익스프레스가 진출한 글로벌 물류 거점을 활용할 수 있게 돼 배송 일자를 크게 줄였다. 국내는 익일, 해외는 5일 이내에 소비자가 주문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여기에 판매자 대상으로는 창고 보관비, 입고 검수비, 하차비 등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제공해 풀필먼트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춘다. 또 그룹사 플랫폼과 상품 연동도 가능하다. T프라임 이용시, W프라임, I프라임 전용관에도 입점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가장 먼저 큐텐과 식구가 된 티몬은 지난달 기준 프라임 가입 셀러 수가 론칭했던 올해 1월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판매 상품 수는 약 5배로 늘어났다. T프라임의 5월 판매액 역시 전월 대비 158%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큐텐과의 협력으로 해외 직구 분야 자체가 성장하기도 했다. 큐텐이 주요 국가에서 직접 입증하고 확보한 직구 상품이 늘어나면서 고객 반응도 좋아졌다는 평가다.

실제 티몬에 따르면 6월 기준 직구 상품 수는 총 350만여개로 늘어났다. 큐텐 직구 상품을 본격 판매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구매 고객은 26%, 구매액은 132% 증가했다. 주요 국가별 직구도 고르게 상승 중이다. 올해 2월 대비 6월 미국·유럽 직구는 87%, 중국은 197%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큐텐은 해외 직구몰을 국내에서 운영하면서, 해외 직구를 꾸준히 경험해온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플랫폼”이라며 “큐텐이 쌓아온 직구에 대한 신뢰도가 티몬,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큐텐의 M&A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큐텐이 티몬,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를 한 식구로 만들었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투자은행(IB)업계에선 큐텐이 최근 11번가의 모회사 SK스퀘어 측에 11번가 경영권 인수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11번가는 국내 온라인 시장 점유율 7.0%로, 쿠팡·네이버·신세계(SSG닷컴·G마켓)에 이은 4위다. 다만 11번가 측은 인수 관련 제안을 받지 않았다며 인수설을 부인했다.

여기에 큐텐이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를 받고 있다는 점도, 추가 인수설에 힘을 싣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명 티메파크 인수를 통해 큐텐의 기업 가치가 크게 올랐다는 것은 확실하다”라며 “큐텐의 기업 가치가 상승할수록 큐익스프레스의 상장도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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