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풍력 발전단지[사진=연합뉴스]
제주 해상풍력 발전단지[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오는 2050년에는 1000GW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해양풍력 발전 시장을 두고 에너지업계뿐만 아니라 조선, 철강, 전선 업계 등 앞다퉈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등 신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급변하는 국내 사업환경으로 인해 해외 진출로 활로를 찾고 있다.

12일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최근 해상풍력 누적 설치용량이 오는 2030년 228기가와트(GW), 2050년에는 1000GW 규모를 넘어서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규모를 갖추기 위해 누적 투자액은 2조7500억달러(약 3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20년 기준 해상풍력 용량은 34GW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해상풍력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서면서 에너지업계뿐만 아니라 조선업계를 비롯해 철강, 전선업계 등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먼저 포스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남 신안 해상 풍력 발전단지를 오는 2027년까지 300MW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동해 해상풍력 프로젝트 참여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포스코 역시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강관 등 철강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영국 해상풍력 단지에 하부 구조물용 소재를 공급했다.

세아그룹 역시 기존 철강업 확장을 위해 소재 뿐만 아니라 풍력발전 하부 구조물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풍력발전 특수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해상풍력 10MW 이상급 터빈 기업에 사용되는 고청정도 툭수강 소개를 개발하고 있다. 또 대형화 추세인 해상풍력기의 견고한 결함을 위한 공강도, 고인성 불트류 특수강 소재도 개발 및 공급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세아제강지주는 지난해 영궁에 생산법인 세아윈드를 설립하고 영국 미들스브러, 사우스 티사이드에 해상풍력하부구조물(모노파일)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글로벌 해상풍력발전시장 1위 기업인 덴마크 ‘오스테드’ 사로부터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사업인 ‘혼시3 프로젝트’에 공급될 대규모 하부구조물을 수주한 바 있다.

조선업계 역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를 비롯해 해상풍력 부유체로 사업 부문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국내 대표 중견조선사인 성동조선해양이 신사업으로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5월 17일 오스테드로부터 대만 창화 지역 해상에 조성하는 풍력발전단지에 투입할 하부구조물 33개 공급을 수주했다.

이들은 극간 해양플랜트 설비를 납품한 경험이 있지만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을 단독으로 수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동조선해양은 오는 2027년 수주 2조원, 매출 1조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 조선업 호황에도 신사업으로 진출…가능성 타진

삼성중공업은 2010년 WTIV를 수주하며 실적을 쌓아왔다. 특히 2021년 WTIV와 해상풍력 부유체 독자 모델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화오션 역시 WTIV 4척을 수주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만들고 있는 WTIV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 WTIV로 건조될 예정”이라며 “해외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국산 스마트십 기술을 실제 WTIV에 처음으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도 해상풍력발전시장에 뛰어들어 WTIV에는 선박용 엔진과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공급하고 있다.

또 한국형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을 개발했고 제주·울산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에도 참여했다.

특히 WITV는 해상풍력 상승세에 힘입어 발주량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0년엔 WTIV 발주량이 16척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3척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선업계도 해상풍력 사업 덕에 실적 향상을 이끌고 있다. LS전선은 대만 해상풍력단지 사업에서 초고압 해저케이블 수주를 휩쓸었다. 특히 이들은 헤저케이블 설치업체인 KT서브마린을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KT서브마린이 해상풍력 발전의 수혜를 받는 대표기업으로 주목하며 “KT서브마린은 선박으로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는 업체로 주요 고객은 통신사업자, ISP 또는 전력기기업체 등이 있다”면서 “국내에서 과점사업자의 지위에 있고 LS전선으로 대주주가 변경되면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나 연구원은 또 “LS그룹은 해저전력케이블 제조에서 시공까지 수직계열화함으로써 수주 경쟁력이 높아졌다”면서 “국내 해상풍력 준공은 2025~2028년에 몰려있기 떄문에 시장이 개화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해상풍력 시장 환경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EU, 미국은 물론 아시아 각국 정부가 재상에너지 발전 정책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은 대규모 발전 입지 확보가 쉽고 발전효율면에서 타 에너지에 비해 경쟁 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주목된다.

◇ 급증한 구축비용에 휘청…사업성 논란 곳곳에

다만 업계는 해상풍력발전 역시 자재값, 인건비 등 공사비가 급증하면서 사업성이 악화되며 대형 프로젝트들이 좌초 위기에 내몰리고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업비 7조원 규모의 새만금풍력사업은 각종 비리의혹에 예산 부족문제까지 겹치면서 제자리 걸음에 머물러 있다.

2조3000억원 규모 국내 최대 해상풍력프로젝트인 ‘전만 영광낙월 해상풍력사업’도 사업 주체였던 서부발전이 투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하는 등 사실상 죄초 위기를 맞았다.

당초 올해 상빈기 착공, 오는 2024년 12월 준공이 목표였지만 공사비 인상 등으로 사업비가 2000억원 가까이 뛰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관계 기업들이 하나둘 철수를 결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 및 철강사, 전선업계에서는 해상풍력이 기존 사업 연장 선상에 있어 신사업으로 주목할 만하다”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영구 등 해외시장도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시장 선점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계자는 또 “현 정부 역시 해상풍력에 공을 들이고 있어 현재 0.124GW 수준에서 오는 2030년까지 12GW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자재값 등이 폭증해 사업성을 두고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시점까지 도달했다. 정부 차원에서 관련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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