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음료는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넓어졌지만 아직 낯설어하는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를 위해 CGV에 입점, 영화를 보면서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진=하이트진로음료]
하이트진로음료는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넓어졌지만 아직 낯설어하는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를 위해 CGV에 입점, 영화를 보면서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진=하이트진로음료]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젊은층 사이에서 각광받는 무알코올(논알코올) 맥주, 대체육 등이 낯선 일반 소비자를 잡기 위해 업계가 고심 중이다. 기업들은 이런 대안식 시장이 아직은 파이가 작지만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보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 접점을 넓혀 거부감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를 영화관에 입점시키는가 하면 직접 레스토랑을 열고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등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게 해 관련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음료의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0.00’은 지난 5월부터 전국 CGV 121개 지점 매점에 입점해 영화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최근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에 대한 인식 확대와 저당·저칼로리 음료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영화 관람 중에도 무알코올 음료를 즐기기 원하는 소비자들의 잠재수요를 고려해 국내 최대 지점을 보유한 CGV에 하이트제로 입점을 추진했다. 

국내 유일 ‘올프리’ 콘셉트인 하이트제로0.00은 영화 관람 시에도 취할 염려 없이 맥주 특유의 탄산감과 시원함을 즐길 수 있다. 설탕은 물론 감미료 등 대체당도 일체 포함하지 않은 제로슈거, 제로칼로리의 건강한 탄산음료로서 팝콘, 나쵸 등 영화관 대표 간식과 함께 섭취하기에도 부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무알코올 맥주가 과거엔 일반 맥주에 비해 맛이 덜하다는 이유로 소비자에게 다가서지 못했지만, 최근 무알코올을 유지하면서도 맛까지 잡았다는 호평이 이어지면서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영화관에서도 즐길 수 있는 맥주라는 친근감을 주기 위해 CGV에 하이트제로0.00을 입점시켰다. 소비자 접점을 늘려 대중성을 강화하겠다”며 “소비자들은 올프리로 취할 염려 없이 영화를 보는데 분위기를 더하는 하이트제로0.00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하는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에선 대체육으로 완성된 기존 친숙한 메뉴를 만나볼 수 있다. 만족한 경우 대체육 가공식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사진=신세계푸드]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에선 대체육으로 완성된 기존 친숙한 메뉴를 만나볼 수 있다. 만족한 경우 대체육 가공식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사진=신세계푸드]

비건 등의 열풍으로 대체육을 건강식으로 찾는 소비자들이 늘자 대체육의 품질도 강화됐다. 하지만 여전히 낯선 대체육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소비자가 대다수다. 식감과 맛이 일반육을 대체할 만큼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대체육 개발 기업들은 초기 대체육 제품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품질을 내세웠다. 그러나 대체육에 대한 편견을 가진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선 직접 소비자가 대체육을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마케팅 포인트를 바꿨다.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며 소비자의 대체육 경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1월 정규 매장인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를 열었다. 신세계푸드의 외식 브랜드인 ‘베키아에누보’의 인기 메뉴를 신세계푸드가 개발한 대체육 ‘베러미트’를 활용해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선 기존 베키아에누보에서 판매되는 메뉴인 파스타, 파니니, 샐러드 등은 물론 베러미트를 접목해 재해석한 메뉴와 100%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메뉴까지 약 20여종의 메뉴가 판매된다. 익숙한 메뉴를 대체육으로 재현하면서 소비자의 거부감을 자연스럽게 낮춘다는 전략이다.

매장에는 오트(Oat·귀리) 음료, 비건 치즈, 스프레드 등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대안식품들도 마련됐으며,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선보인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햄을 비롯해 샌드위치용 슬라이스 햄인 콜드컷과 미트볼 등 제품들도 구입할 수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에서 대체육으로 재현한 메뉴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대체육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현장에서 베러미트 캔햄 등을 구매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직접 체험해보고 벽을 낮춘 뒤 구매 경험까지 이어지는 최적의 소비자 접점 프로세스를 갖췄다”고 밝혔다.

매일유업은 서촌 카페들과 협업을 맺고 식물성 우유 ‘어메이징 오트’를 활용한 시그니처 매뉴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은 서촌 카페들과 협업을 맺고 식물성 우유 ‘어메이징 오트’를 활용한 시그니처 매뉴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사진=매일유업]

식물성 음료 시장은 앞선 논알코올 음료, 대체육 시장보다는 대중화된 시장이지만 아직도 개척할 부분이 많다.

식물성 우유를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낀 매일유업은 지난 4월 서울 서촌에 위치한 11개의 카페와 협업해 식물성 음료인 ‘어메이징 오트’로 만든 다양한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식물성 우유를 활용한 시그니처 메뉴를 맛본 소비자들은 기존 일반 우유를 활용한 메뉴와 비교하더라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했다. 이 외에도 시그니처 메뉴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어메이징 오트 언스위트 190㎖’ 한 팩을 무료로 증정해 식물성 우유 그대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매일유업은 바리스타와 방문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서울 강남 카페 약 300곳을 대상으로 ‘오트 로드’를 조성할 계획도 진행 중이다. 오트 로드 스티커가 부착된 카페에서 메뉴 주문 시 우유가 포함된 모든 메뉴를 어메이징 오트로 변경할 수 있다. 음료와 함께 어메이징 오트만의 감성이 담긴 컵받침도 함께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식품 품질이 좋아졌다고 여러 루트를 통해 마케팅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입소문을 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마케팅이다. 소비자가 기존 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체식품 시장은 아직 규모가 크지 않지만 시장 잠재력이 크다.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하게 만들어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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