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사진=GS그룹]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사진=GS그룹]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GS그룹 후계구도가 아직 명확히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가 4세들이 지분 경쟁을 통한 우위 선점에 나서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장손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이 최근 지분 매입에 나서며 후계 구도에 다시 합류하는 등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18일 재계 등에 따르면 허 사장은 지난 4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4거래일에 걸쳐 ㈜GS 주식 12만7000주를 총 49억8294만원을 들여 매입했다.

앞서 허 사장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초까지 ㈜GS 주식 15만주를 64억944만원에 사들였다. 이로써 그는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GS 주식 매입을 위해 114억7735만원을 쏟아부었다.

허 사장은 최근 주식 매입을 통해 지난해까지 ㈜GS 지분 2.85%를 유지하다가 현재 3.15%로 0.3% 확대했다.

이 같은 행보는 허 사장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허서홍 GS 미래사업팀장 부사장, 허선홍씨(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장남), 허원홍씨(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자녀) 등도 지난 3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GS 주식을 각각 수 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들은 ‘수’자 돌입의 GS 오너가 3세 다음 세대인 ‘홍’자 돌림을 사용하는 오너 4세들이다.

GS그룹은 그간 가문 전체가 참여하는 가족 경영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지주사인 ㈜GS 지분도 허용수 GS에너지 사장(5.26%), 허창수 GS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4.75%),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2.19%),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2.11%),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2.12%) 등 오너 3세들의 비중이 가장 크다.

하지만 GS그룹도 3세들이 경영에서 물러날 시점이 도래하면서 누가 후계구도 중심을 차지할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재 GS그룹 경영을 맡은 허태수 회장이 65세로 곧 정년을 앞두고 있고 슬하에 아들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너가 4세들 중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그간 가장 유력한 후계자 후보로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허창수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광수 회장의 차남인 허서홍 GS 부사장이 거론돼 왔다

재계에서는 허세홍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왔다. 그는 그룹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를 이끌고 있고 1969년 생으로 경륜도 충분하다.

반면 허윤홍 사장과 허서홍 부사장은 각각 1979년생, 1977년생으로 아직 젊어 그룹을 이끌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허준홍 사장이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후계 구도 예측이 더욱 힘들어졌다.

허준홍 사장은 故 허만정 창업자의 장남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장손으로 장자 계보를 있는 적통이어서 애초에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허 사장은 2019년 말 돌연 GS칼텍스를 떠나 삼양통상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GS그룹 회장직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더욱이 허 사장의 부친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지난해 ㈜GS 주식을 꾸준히 매도해 지분율을 기존 2.11%에서 1.96%까지 축소한 것도 한 몫했다.

허 회장은 아들에게 ㈜GS 주식을 증여하지 않고 매도하면서 허 사장이 그룹 승계보다 삼양통상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을 허 사장이 지분 매입으로 뒤집으면서 다시 승계 구도는 원점으로 되돌아 왔다.

특히 후보군들 중 지분율이 3%를 넘는 것은 허 사장 뿐이다.

여기에 계파간의 지분 차이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GS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계파는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자녀와 손자들로 총 18.05%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반해 허창수·허태수 회장 등이 속한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 측 지분율은 14.07% 정도다. 다만 GS그룹 회장이 이 계파에서 연이어 배출돼 그룹 내 영향력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4세들 간의 지분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누가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느냐가 후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척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GS그룹은 그간 가족 경영이라는 문화를 유지해온 만큼 장자 승계보다 경영 성과에 따라 차기 회장직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아직 승계에 대해 거론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고 가족 간에 복잡한 지분 관계를 고려할 때 후계 구도가 정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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