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천연흑연 음극재.[사진=연합뉴스]
국내 유일 천연흑연 음극재.[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국내 대표 철강그룹인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 소재를 주도하며 기존 철강사업과 더불어 그룹 성장 동력으로 한껏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재계 곳곳에서 이차전지 분야에 속속 진출하며 열풍이 불고 있다.

5일 재계 등에 따르면 SK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30일 미래 소재 수요 선점을 위한 포괄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

SK그룹 소재 계열사이자 이차전지용 동박시장 글로벌 1위인 SKC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 진출에 이어 포스코그룹과 함께 ‘리튬메탈 음극재’ 소재 시장을 공력에 나선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차세대 전해질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에 들어가는 음극재 소재로 기존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등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맞춰 관련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특히 SK그룹과 손발을 맞추기로 한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 주도로 양극재, 음극재, 차세대 소재까지 이차전지와 관련한 전 분야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기존 철강사업과 더불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또 다른 성장 축으로 키워가며 종합 소재 업체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 체제가 출범하며 포스코퓨처엠을 중심으로 양·음극재 등 이차전지 소개 육성이 집중한 결과 지난해 포스코퓨처엠 매출이 2조원에 육박했다.

이같은 이차전지 육성 전략에 힘입어 포스코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3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에서 지난해 총자산 132조660억원으로 롯데그룹을 제치고 첫 재계 톱5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올해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강화 전략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우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29일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 탄자니아 파루 그라파이트와 이차전지 배터리용 천연흑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포스코퓨처엠을 중심으로 포스코그룹은 광양제철소 인근 산단 지정 해제 절차가 완료되면 이차전지 관련 생산 및 개발 능력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화그룹의 방위산업 분야를 책임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이차전지 수명을 연장하는 정밀 나노 코팅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를 결정하는 등 관련 기술 확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들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는 물론 잠수함, 민간선박 등에 친환경동력체계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에 접목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투자회사인 OIC, 카탈루스 벤처스, 에센트펀드 등가 함께 미국 재료 공학 스타트업인 포지나노의 시리즈 C투자에 참여한다. 2011년 미국 골로라도 대학 연구실에서 창업한 포지나노는 2차 전지 소재를 코팅해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25일 서울 마곡에 위치한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에서 국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스타트업인 알디솔루션과 약 45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계약을 맺었다.

물류 업계도 이차전지 분야 진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30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리튬 배터리 항공운송 인증(CEIV Lithium Batteries) 자격을 취득했다.

IATA의 해당 인증은 리튬 배터리 항공 물류 체인에 속한 업체의 운송 전문성을 증명하는 국제표준 인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지난달 31일 IATA로부터 관련 인증을 취득했고 이에 앞서 대한항공, 제주항공, LX판토스 등도 이 인증을 취득해 특수화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대 대한항공이 수송하는 항공화물의 10% 이상이 리튬 배터리를 포함한 화물이고 비중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그룹 역시 그룹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다.

BGF그룹의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지난달 25일 기능성 소재·특수가스 소재 전문 기업인 KNW 및 그 자회사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BGF그룹은 플라스틱 신소재와 더불어 기능성 소재 특수 가스로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된다.

특히 KNW의 핵심 계열사 플루오린코리아는 반도체 장비 세정에 사용되는 고부가 가스인 불소(F2)와 육불화항(SF6)을 생산하고 있어 이를 통해 BGF그룹은 반도체 소재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플루오린코리아는 이차전지 전해액 첨가제인 플루오르에틸렌카보네이트(FEC) 생산 확대를 고려중이어서 BGF그룹의 이차전지 진출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에 이어 이차전지가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는 추세에 맞춰 기존 업종에 상관없이 주요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면서 “철강사로만 입지를 다져온 포스코가 이차전지 사업으로 성장 탈출구를 마련한 것이 좋은 성장 모델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재계 주요 그룹들이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신소재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면서 “이차전지 분야는 향후 소재뿐만 아니라 리사이클링 등 여러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시장 선점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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