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골프톤카운티 홈페이지·연합뉴스]
[사진=골프톤카운티 홈페이지·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지난해 고금리 기조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국내 인수·합병 시장이 움츠러든 가운데 올해 들어 사모펀드(PEF) 운영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매물이 속속 시장에 등장하면서 M&A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의 우호적인 환경 조성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1일 재계 및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대표 PEF 운영사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국내 최대 골프장 운영사업자인 골프존카운티를 매물로 내놨다. 예상 매각가는 2조원 수준이다.

MBK 측은 기업공개(IPO)가 여의치 않자 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골프존 카운티는 전국 18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국내 1위 사업자다.

MBK 측은 2018년 골프존카운티 설립할 당시 1140억원을 투자해 지분 50%를 확보했다. 이후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2880억원을 투입했다.

특히 골프존카운티는 5년 전 경영난으로 회원제 골프장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자 이를 낮은 가격에 인수하면서 규모를 키운 바 있다.

다만 이번 매각은 코로나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골프장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뿐만 아니라 큐캐피탈파트너스가 보유한 큐로CC, 그랜드부민이 보유한 제주힐컨트리클럽, 텔롯케가 보유한 롯데스카이힐김해컨트리클럽 등도 매물로 등장하는 등 특히 골프장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MBK는 2019년 1조3810억원에 인수한 롯데카드도 매물로 내놨다. 지난해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타진한 결과 예비입찰 과정에서 KB금융지주와 네이버 등이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도 올해 매물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들은 우선 한국타이어앤테놀로지와 공동 투자한 한온시스템을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해운 유조선사업부,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 SK에코프라임, 쌍용레미콘 등 다수의 기업 경영권을 시장에 내놨다.

IMM PE 역시 화장품 브랜드 에이블씨엔씨(2017년 인수)를 비롯해 현대LNG해운(2014년 인수), 에이퍼스트 지분 30%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을, 글랜우드 PE는 PI첨단소재, 모건스탠리 PE는 전주페이퍼, 스틱인베스트먼트 대경오앤티, 케이엘엔파트너스 맘스터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버거킹, 앵커PE 메타엠, 어펄마캐피탈 매드포갈릭 등도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PEF 운영사들이 매물을 쏟아낸 데에는 이들이 인수 후 5년 무렵에 매각 시도에 나서는 상황에서 펀드 만기가 다가오면서 시장에 매물이 늘어난 탓이 크다.

여기에 금리가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다소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게 IB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실제 지난해 국내 M&A 시장 규모는 78조7000억원 수준으로 직전년도 134조1000억원에 비해 반토막났다. 더욱이 지난 10년간 해마다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지만 지난해 역성장하면서 잔뜩 움츠러 들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100건이 넘는 M&A가 이뤄졌고 거래규모도 지난해 4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매물을 속속 내놓으면서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면서 “사모펀드들이 펀드 만기와 더불어 속속 새로운 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어 M&A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계자는 또 “최근 금리가 내려가면서 사모펀드가 새 투자처로 다시 부각되고 있고 이들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한계에 부딪힌 기업들을 사들이면서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면서 “그간 기업사냥꾼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이들의 자본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체질 개선 등을 통한 기업 건전성 확보라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을 때 한앤컴퍼니는 2020년 대한항공의 기내식·기내판매사업부를 9906억원에 인수했고 JKL파트너스는 2021년 티웨이항공에 약 800억원을 투자한 후 지난해 217억원 추가 투입해 재정적 어려움에 보탬이 됐다.

올해 1월에는 VIG파트너스가 1100억원에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사들여 재운항에 돌입하기도 했다.

반면 PEF 운용사들은 대거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새로운 펀드 조성을 통한 실탄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MBK 측은 연내 8조원 이상을 목표로 6호 펀드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한앤컴퍼니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4조원대의 4호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IMM PE는 지난해 로즈골드 5호(2조6000억원)의 1차 클로징을 마친 후 멀티 클로징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도 페트라 9호(2조원)를, 이밖에 스틱인베스트먼트, VIG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유니슨캐피탈코리아 등도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업계에서는 지난해 소극적인 투자로 쌓인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약정액)을 청산해야 하는 대형 블라인드 펀드들이 많아 올해 기업 M&A 및 신규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을 키울 것이라는 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인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기업 M&A 활성화를 위해 규제개선 및 지원 방안을 내놨다.

금융위는 공개매수, 분할 시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처리 간소화, IB의 신용공여 등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또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합병에 대한 공시 의무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또 법무부와 협업을 통해 올해 하반기 중 기업 M&A 지원과 관련 추가 정책과제를 발굴하기로 하는 등 우호적인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