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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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kWh당 8원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전력소비가 높은 산업계를 중심으로 원가상승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기로를 사용하는 철강업계는 수백억원의 인상 요인이 발생한 가운데 이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산업계 곳곳에서 제품 가격을 두고 몸살이 예상된다.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결정되면서 산업용 전기요금도 이날부터 kWh당 0.8원 인상돼 산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철강업계 3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모두 전기요금 인상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다만 포스코의 경우 사용 전기의 80%를 부생가스와 LNG 자체 발전을 통해 사용하고 있어 이번 전기요금 인상 부담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전기로를 주로 사용하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이번 인상으로 수백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상으로 현대제철의 경우 고로와 전기로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상으로 인해 약 500억원 가량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며 “동국제강 역시 최소 300억원 이상 비용 부담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철강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태풍 피해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실적 악화를 겪은 가운데 올해 1분기도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건설시장 침체로 철강 제품 수요가 줄어든 점도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15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한 영업이익 16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브라질 제철소 매각을 일회성 요인으로 반영해 942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맏형인 포스코도 올초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를 정상화 했지만 예전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매출 19조3819억원, 영업이익 70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69.6% 감소한 수치다.

현대제철 역시 1분기 매출 6조3891억원, 영업이익 333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8.5%, 52.1% 줄었다.

철강업계는 원가 부담이 높아지면서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전기요금 인상이 한전의 적자폭 확대로 단행된 가운데 아직 정상화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전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분기당 2조5000억원의 추가 수입이 예상되지만 지난 1분기 6조2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재정건전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당장 철강업계는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2번에 걸쳐 조선용 후판 가격을 놓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통상 상반기 협상은 늦어도 4월에는 마무리됐지만 올해는 여전히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협상 장기화는 가격을 놓고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기 힘들어서다. 후판은 2020년 하반기 1톤당 60만원 선이었지만 지난해 상반기 120만원까지 치솟았다. 같은해 하반기에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10만원 인하에 합의했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올해 들어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번 전기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 인상에 무게를 실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모처럼 조선업 호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박 제조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 인상은 경영 정상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경우 2015년부터 적자를 기록하다가 22분기 만인 올해 1분기 흑자로 전환했다”면서 “중국 조선사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후판가로 가격 경쟁력에서 차이를 확대하면 한국 조선사들은 불리한 여건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원가 인상요인이 발생하는 만큼 가격 인상에서 물러나기 힘들다고 피력하고 있어 양측이 가격 협상을 완료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철강업계는 구체적인 인상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하반기 1톤당 10만원의 가격 인하분에 플러스 알파 수준을 더한 가격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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