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해외 투자설명회(IR)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해외 투자설명회(IR)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권규홍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 전세사기 사태 등 금융권에 산적한 현안을 뒤로하고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의 행보를 두고 “총선 출마용 몸풀기가 아니냐”며 다시 총선 출마설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3국에서 열리는 ‘해외투자자 투자설명회(IR)’, 인도네시아 금융사들이 주관한 ‘K-파이낸스 위크’ 참석차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8일 출국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의 행보를 이례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역대 금감원장 그 누구도 해외 IR 행사에 나선 전례가 없을뿐더러, 금감원 산하의 ‘금융중심지 지원센터’의 부원장들이 간간이 참석한 사례만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원장은 이번 출장에서 금융사 CEO들과 나란히 일정을 소화했는데, 그간 금융사 CEO들은 해외 일정에 나설 때 감독 당국과 무관하게 행사를 잡아왔다.

만약 금융위원회나 금감원이 나서야 할 때라면, 국내 금융시장에 큰 변수가 생겨 해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행사 참석이 이뤄진 바 있다.

아울러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기념으로 열린 ‘K-파이낸스 위크’는 행사 성격상 금감원 수장이 참석하기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불거졌다.

더구나 이 원장이 해외 출장을 감행한 시점은 SG증권발 주가조작사태의 주요인물인 라덕연 호안투자컨설팅 대표가 검찰에 체포된 시점과 맞물려 더더욱 비난을 사고 있다.

또 주가조작 사태가 터지기 몇 달전부터 금융권에 관련 소문이 돌았음에도 금융위, 금감원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지적까지 불거지면서 이 원장에 대한 비판도 누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금융당국과 검찰이 모든 역량을 동원해 면밀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강력한 대응을 외쳤지만, 금융당국이 해당 사건에 대한 인지가 늦어져 핵심 인물에 대한 조사와 수사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만 돌고 있다.

여기에 인천 미추홀구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터진 전세 사기 문제도 금융권에 큰 숙제로 남아 금감원의 역할이 현재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권, 정치권에서는 이 원장이 “내년 총선을 위해 조만간 사퇴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7월 사퇴설’도 나오고 있다.

이미 이 원장은 지난 3월 기자들을 만나 계속 불거지는 총선 출마설에 대해 “금감원에 거머리처럼 딱 붙어 끝까지 열심히 일하겠다”며 출마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사 시절 측근들을 정부 요직에 기용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과 더불어, 내년 총선 역시 “검찰 출신들이 대거 공천 대상으로 오른다”는 소문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증폭되면서 이 원장 총선 출마설은 당분간 계속 나올 전망이다.

금융권은 이 원장의 최근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통화에서 “금융사들은 동남아시아 진출 목적이 있기에 갈 수 있고, 금감원장 역시 금융당국의 일원이기에 국내 금융 산업 발전 차원에서 얼마든지 갈 수도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풀어야 할 현안도 많이 쌓인 이 시점에 해외 출장을 감행한 것은 문제”라며 “총선을 노린 행보라면 더더욱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관계자는 이 원장의 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행사 참석에 대해서도 “이 원장이 거길 간다고 딱히 양국간의 관계가 더 끈끈해지고 그러진 않을거 같다”며 “정말 총선을 위한 차원이라면 국내에 남아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는게 표심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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