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열 정치부국장
안중열 정치부국장

용산 시대를 열고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취임 1주년을 10일 경제(외교) 성과에 대한 평가가 갈립니다.

한층 강력해진 한미일 3축 방어체계로 핵심 교역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면서 펼쳐왔던 정상 세일즈 외교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 성과에도 대부분 어음 형식의 양해각서(MOU) 체결이라는 사실도 성과를 논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우수한 성적표’까지 기대하지 않더리도 그 결과물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고요.

물론 성과도 있어습니다.

지난해 11월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300억달러(약 40조원)에 달하는 26건의 MOU를 체결했고, 그 첫 성과로 올해 3월에는 70억달러(약 9조3000억원) 규모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으로 첫삽을 떳습니다.

올해 1월 UAE 국빈 방문에서도 3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자, 대규모 오일머니의 국내 투자를 통해 우리 유망 스타트업, 벤처, 중소기업의 글로벌 강소기업 도약을 예고했습니다.

최근 워싱턴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직접 만나 설득한 사례와 같이, 글로벌 기업인에게 대한민국의 우수성을 직접 홍보하고 양질의 투자 유치도 기대됐습니다.

다만 지난 1년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고 펼쳐왔던 정상 세일즈 외교의 한계도 지적됐습니다.

경제 성적표는 대내외적인 환경을 고려해도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의 2배를 넘는 지난해 역대 최악의 무역적자(427억원) 폭은 올해 더 벌어질 전망인데, 세수 펑크에 이어 나라 살림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올해 4월까지 쌓인 누적 적자만 250억달러(약 33조원)로 이미 지난해 두 배를 넘겼는데, 수출 품목과 지역의 양축인 반도체 종목과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세수 펑크로 정부 출범부터 표방해온 ‘재정 건전성 강화’ 공언도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1분기 국세 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작년보다 24조원이나 줄어 2000년 이후 감소폭은 역대급입니다. 4월 법인세 분납까지 추산하면 세수 결손이 이미 30조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심지어 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미국·일본과의 협력에 집중,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구도가 벌어지는 시점에서 대놓고(?) 미국 손을 들어주면서 거대 중국의 시장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IMF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경제 반등 조건으로 내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다소 멀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 출범 1년 만에 경제 성적표가 부족해 보이지만 ‘낙제점’이라고 단정짓기엔 이른감이 있습니다. 경제 비관론은 경계해야 마땅하고요.

시행착오 속에 보낸 지난 1년을 차분히 되돌아보고 남은 4년의 행보가 중요합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라고 강조했던 대통령의 말대로, 물음표로 남아 있는 경제지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합니다. 경제 성패의 진짜 골든타임은 지금부터 4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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