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출국해 미국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경제사절단 역시 속속 합류하며 일정 소화에 나선다. 4대그룹 총수를 비롯해 19개 대기업을 비롯해 122개 기업이 참여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로 한·미 정재계가 만나는 가운데 포스코를 비롯해 카카오, 두나무 등 일명 패싱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이들은 뒤숭숭한 상황이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재계 등에 따르면, 미 방문 길에 오르는 윤 대통령와 함께 경제사절단 122개 기업이 합류했다.

이번 사절단은 유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대기업 19개, 중소·중견기업 85개, 경제단체 및 협·단체 14개, 공기업 4개 등으로 구성됐다.

경제사절단은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미 첨단산업 포럼, 미 정부가 주최하는 백악관 환영 행사,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등의 행사에 참석한다.

이런 가운데 몇몇 기업들이 경제사절단에 참석하지 못하면서 안팎으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포스코그룹이 제외됐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번 방미 일정에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와 수소 등 신사업 부문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시장인 미국을 방문해 세일즈를 펼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 바 있다.

올해 사명을 바꾼 포스코퓨처엠(구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소재사업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3019억원, 영업이익 1659억원을 달성했고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에너지 부문 합병 이후 지난해 매출 41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174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최 회장의 합류는 불발됐다. 그는 윤 정부 출범 이후 줄곧 해외 순방길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스위스, 일본 등을 방문할 때도 제외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윤 정부와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 합류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 회장 측은 윤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등 외압에 시달리고 있다.

다만 포스코그룹 측은 최 회장이 세계철강협회장을 맡고 있어 이달 상반기 정기회의에 따라 경제사절단에 신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최 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상반기 정기회의에 세계철강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집행위원회 회의와 회원사 회의를 주재했다”면서 “협회장 자격으로 가서 회의를 주관하고 이후에 유럽지역 사업장 점검과 현지 미팅일정 등이 있어 전경련이 방미 경제사절단 참가신청을 받을 때부터 신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로부터 아쉽다는 말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한국 전기료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현대제철 후판에 1.1% 상관관세를 부과하는 등 국내 철강업계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어 최 회장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최정우 세계철강협회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회원사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홀딩스]
최정우 세계철강협회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회원사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홀딩스]

◇ 10대 그룹 중 포스코만 합류 불발…카카오도 아쉬워

이 같은 아쉬움은 포스코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양대 포털사 중 한 곳인 네이버는 이번에 합류했지만 카카오는 불발됐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도 제외된 바 있다.

우선 일각에서는 지난해 카카오서비스 먹통사태와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 등이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웹툰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영업이 비슷한 네이버만 합류하면서 명암이 엇갈렸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확대 해석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보스턴에서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열리는 한·미 디지털·바이오 비즈니스 포럼에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참여해 현지 기업들과 사업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본사 차원에서는 내실을 기하고자 신청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핀테크 업계에서도 명암은 엇갈렸다. 불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 기업인 두나무가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에서 제외된 반면 핀테크 기업인 토스는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며 거래 플랫폼 수수료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와 손잡고 미국에서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합작법인 ‘레벨스’를 설립하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같은해 10월 디지털 콜렉터블 플랫폼 ‘모먼티카’를 선보이는 등 거래소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 불발은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아쉬운 지점이다.

이와 달리 핀테크 업계에서는 토스가 유일하게 방미사절단에 합류했다.

토스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특히 금융업 매출은 2021년보다 1600% 넘게 확대되며 급성장세를 보였다

토스는 지난해 10월 미국 시애틀에 미국 현지법인 토스USA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전문 인력 화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핀테크 업계는 금융권에서 토스가 유일하게 참가사로 선정됐다는 건 기존 금융사에도 디지털 금융으로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성이 인식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제사절단 합류 여부에 따라 기업들 간에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미국 시장을 진출 등을 놓고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제사절단 참여 여부로 미국 및 해외 사업 여부를 판가름 할 수는 없다”면서도 “기업들마다 사정이 다르다보니 각각의 입장차가 있을 수 있지만 현지 정·재계 인사들을 단기간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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