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찬주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이 보수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TK(대구·경북) 지역에서조차 부정평가가 높게 조사된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홍 시장은 그동안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련해 당 지도부 일부의 부정적 언행을 지적하며 김 대표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거나 엄중 결단을 촉구해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정 목회자가 지도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지도부가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라면서 “이 막말에 동조하는 듯 한 모습은 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그간 수차례 자중을 촉구했음에도, 오히려 당 내부에서 증폭시키려는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 김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에 대한 상임고문 해촉 결정 배경’을 묻자 “우리당 상임고문의 경우 현직 정치인으로 활동하거나 현직 지자체장으로 활동하거나 이런 분은 안 계신 게 관례”라면서 “그렇게 때문에 정상화를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0월 17일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

당시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홍 시장은 5선 의원이고 당대표를 2번 역임한 만큼, 현재 당의 조속한 안정화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위촉 배경을 알렸다.

홍 시장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엉뚱한데 화풀이를 하고 있는데,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시라”면서 “강단 있게 당 대표 하라고 했더니만 내가 제일 만만 했는지 나에게 강단을 부리니, 내참 어이없는 당이 되어 가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의 상임고문 해촉된 취지와 절차’를 묻자 “상임고문은 지금까지 현역의원이나 광역단체장이 맡은 ‘그런 전례’가 없다”면서 “상임고문 위촉을 정상화시키는 차원에서 해촉한 것이고, 절차는 최고위 의결이 필요 없기 때문에 대표 결정으로 해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 수석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김 대표가 홍 시장(상임고문)을 독단으로 해촉한 셈이다. 이는 ‘TK 민심’ 향배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 표심의 텃밭으로 불리는 TK마저 윤 대통령과 여당에 비판적 시선을 보내는 가운데, 당대표가 보수지역의 수장을 ‘개인적 판단’으로 내친 상황이 벌어지면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동인동 청사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권병건기자]
홍준표 대구시장. [사진=권병건기자]

홍 시장의 시정평가도 국민의힘 지지층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 시장의 지난 2월 시정운영 긍정평가는 57.7%, 부정평가는 35%로 17개 광역단체장 평균 53.5%에 비해 4.2%포인트 높았다.

특히 긍정평가는 지난 1월(56.1%)에 비해 1.6%포인트 상승한 반면, 부정평가는 같은 달(37.9%) 대비 2.9%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윤 대통령을 향한 TK 민심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국정동력을 확보해야할 여당도 방심할 수만은 없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8일~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TK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41.1%, 부정평가는 57.7%로 집계됐다.

또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일~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TK 민심은 긍정 40.5%, 부정 45.3%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TK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경북 민심 향배’를 묻는 이뉴스투데이의 문자 질문에 답장을 보내 “저도 (TK 지지율 부분은) 생각을 해봐야할 문제”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취임한 홍 시장은 곧 취임 1주기를 앞두고 있다. 홍 시장은 13일 오후 페이스북에 “그런다고 입막음 되는게 아니다. 나는 이 팀(김기현 체제)이 아니라 어차피 내년에 살아남는 사람들과 함께 나머지 정치를 해야할 사람”이라면서 “앞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 정국 전반에 걸쳐 더 왕성하게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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