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항공우주와 방산사업을 통합한 한화그룹이 마지막 퍼즐로 여겨지는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 인수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심사를 늦추면서 자칫 대우조선의 정상화 역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새로운 도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뉴비전 타운홀’ 행사를 개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디펜스, 한화방산 등 3사를 합친 통합사 출범을 알렸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한화디펜스를 합병했고 지난 1일 한화방산 합병을 마무리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새로운 기술로 미래를 개척하고 지속 가능한 내일의 가치를 만드는 초일류 혁신기업이 되자”면서 “우리는 국가대표 기업으로서 대한민국은 물론 자유세계를 수호하는 책임과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는 비전 발표에서 방산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토탈 디펜스 솔루션’, 독자엔진부터 우주사업까지 확대하는 ‘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리더’, 친환경 ESS 등을 기반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으로 진출하는 ‘뉴 모빌리티 패러다임 드라이버’라는 3개의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2030년에는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한화그룹의 목표다.

이와 더불어 한화그룹은 글로벌 종합 방산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인 대우조선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대우조선은 군함과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제조 강자로 꼽힌다. 특히 탁월한 잠수함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기업결함 심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튀르키예, 영국, 일본,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유럽연합(EU) 등 외국 경쟁 당국 승인은 완료됐다.

하지만 공정위가 일정을 늦추는 등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어 이례적인 행보라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공정위는 최근 한화와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승인을 6월 이후로 미뤘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HD현대)이 언급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한화가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제출한 직후부터 HD현대 측은 네 차례 이의를 제기했다. 2022년 12월, 29일, 2023년 2월 6일, 3월 10일, 3월 24일 등이다.

HD현대 측은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그룹 내 방산 계열사들이 자신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기술 정보도 차별적으로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2019년 HD현대 특수선사업부 소속 직원 9명이 대우조선의 설계도를 불법으로 촬영해 이를 부당 취득했다는 혐의를 받고 지난해 11월 울산지법으로부터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는 등 논란을 빚은 바 있다. 9명 중 단 한 명만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해당 직원들은 2020년 2월 검찰에 기소 송치됐지만 HD현대는 같은 해 8월 총 7조원 규모에 달하는 KDDX 사업의 첫 단계인 기본설계를 수주받았다. 대우조선은 0.056점 차이로 수주에서 탈락하면서 당시 업계에서는 HD현대가 불법 취득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수주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일각에서 업계 경쟁사들이 대우조선 결합심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HD현대 입장에서는 대우조선이 한화에 인수돼 정상화 궤도에 오르게 되면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돼 인수가 늦어질수록 입찰에서 유리한 만큼 가능한 한 인수를 늦추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관해 KDB산업은행은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이 모두 완료된 상황에서 업계 일방의 주장 때문에 국내 공정위 심사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이 매우 아쉽고 우려된다”면서 “국내 방산시장의 구조, 대우조선해양 정상화의 국가 경제적, (이번 합병이) 방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절초의 기회인 점을 신속한 승인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지연될수록 인수 효과 및 정상화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당장 대우조선은 5월에 발주되는 8000억원 규모의 충남급 호위함 5~6번함 수주전에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또 하반기 1조원 규모 차세대 참수함(KSS-III Batch-II) 3번함 건조 사업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수주도 힘들어 질 수 있다.

이에 대우조선의 투자 시기가 늦어질 경우 한화그룹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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