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 대표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 대표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찬주 기자] 여당 새 지도부 출범에도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거듭하며 내년 총선 준비에 비상등이 켜지자 비윤석열계를 향한 친윤석열계의 구애 모드가 시작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아닌 비윤계로 분류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에 우회 러브콜을 보내면서다.

다만 현재 천아용인을 대하는 일부 친윤계의 반응으로 미뤄보면, 당이 총선전략으로 천아용인과 손을 잡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28일 여권에 따르면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청년 지지율’ 견인을 위한 구원투수로 등용될 가능성을 내비치는 당 일각의 의견에 거리를 두고 있다.

천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저를 이런 식으로 과하게 띄워주시는 게 이 전 대표와는 도저히 관계 회복이 안 될 것 같으니까 천하람이라도 따로 떼 가지고 써먹을 수 없을까 하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 아닌가”라고 판단했다.

김기현 대표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천 위원장의 당직 기용 가능성에 “당연히 우리가 함께 가야 하는 구성원”이라고 말했고, 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신임원장 박수영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천아용인이) ‘당의 성공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선언할 경우 이준석을 뛰어넘는 청년 정치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러브콜에 대한 반박이다.

전대 과정에서 ‘이준석계’로 분류된 천아용인과 대립각을 세웠던 친윤 후보들이 새 지도부를 꾸린 후, 약 3주 만에 천 위원장에게 손을 내민 이유는 최근 2030세대의 지지율이 급락한 탓이다. 이대로 내년 4월 총선에 나설 경우 좋은 성적표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리얼미터가 지난 20∼24일 간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2506명 대상·표본오차 95%·신뢰수준 ±2.0%포인트·응답률 3.3%)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7.9%로, 더불어민주당의 45.4%보다 낮았다.

연령별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은 20대(33.2%)·30대(35.8%), 민주당은 20대(40.0%)·30대 41.3%를 나타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시기인 지난해 5월 2주차 리얼미터 조사 당시 국민의힘 20·30대 지지율은 각각 44.7%·44.8%로 민주당 40.3%·39.1%보다 높았다. 윤 대통령 취임 1년도 안된 시점에서 2030세대 지지율이 10%포인트 넘게 빠진 셈이다.

이와 관련, 천 위원장은 “(당이) 저를 만나자고 하는 속내가 ‘이준석과 선을 그으면 우리랑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제가 이 전 대표와 선을 긋고 주류의 손을 잡는 모습을 보이면 2030세대에서 여당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아용인을 바라보는 당내 일부 친윤 의원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친윤계의 러브콜 전략 성공여부의 변수다.

천아용인 중 ‘인’으로 불리는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지난 2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대장동 개발 사업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함께 호주·뉴질랜드로 출장 갔던 사진을 추가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신임 대변인단은 논평조차 내지 않았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6일 통화에서 ‘이 의원발 출처 때문의 무반응인지’ 묻자 ”그것과는 관계가 없다“면서도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당 차원의 입장이 나가는 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의원이 지난 2021년 12월 김 전 처장과 이 대표가 함께 찍힌 사진을 처음 공개한 뒤, 민주당에 화력을 집중한 국민의힘 모습과 대비된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날 SNS에 “(당이) 김문기 사진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고 사흘째 논평도 내지 않는다”면서 “혹시 저희 천아용인이 내놓은 증거들이라 일부러 인용도 대응도 하지 않으려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권성동·허은아·홍석준·윤두현·김영식 의원은 지난 21일 소통관에서 야당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 등을 과방위에서 단독 처리한 행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윤 의원, 김 의원 순으로 규탄성명서를 낭독한 뒤 마지막 순서로 허 의원이 나서 “2023년 3월 21일 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일동. 간사 박성중, 권성동…”이라며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을 거명했다.

그러자 돌연 권 의원이 “됐어. 일동이라고 했는데 이름까지 읽을 필요 있겠어”라며 말을 끊었고, 허 의원의 얼굴엔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소통관 기자회견장 내 한 방송사 영상촬영 기자는 “기자회견 도중 의원이 다른 의원의 말을 끊는 일은 드물지만 아주 없는 일은 아니”라면서도 “지난 21일 기자회견의 경우, 권 의원 정도 되니까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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