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권규홍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파산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파산 위기까지 연달아 터지며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1일부터 22일(미 현지시간)까지 3월 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미국 연방기금 금리(기준금리)는 4.50~4.75%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지난 8일 미 의회 상·하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금리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아직 3월 회의와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우리는 추가적인 자료들을 검토할 때까지 결정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 이후 SVB, CS 사태가 터졌고 최근엔 실버게이트은행, 시그니처은행까지 파산하는 등 전세계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방향이 틀어지고 있다.

우선 파산한 SVB의 모기업 SVB파이낸셜그룹은 지난 17일 미국 당국에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최소 SVB를 두 사업 부문으로의 분할매각을 예고했다.

파산위기를 겪었던 CS는 19일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인 UBS에 32억 달러(약 4조2000억원)에 인수됐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6일(현지시각)예고대로 기준 금리를 3%에서 3.5%로의 빅스텝으로 FOMC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앞서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은행의 잇다른 파산과 유동성 위기 전망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금융권 위기가 실물경제로 번질 수 있기에 FOMC의 고심이 커지는 배경이다.

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SVB, CS등 은행 위기가 부각되면서 연준에서 정책금리를 동결 혹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7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신용경색 우려가 확대되자 같은 해 9월에 무려 4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5.25%에서 4.75%로 50bp 인하한 바 있다”며 “현재 연준의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금리 동결 혹은 인상은 한 차례의 고민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월 회의에서 두 차례나 추가 인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고, 2월 물가가 여전히 견조하게 발표되면서 이번 3월 25bp 금리 인상은 유효하다”고 예견했다.

그러면서 “SVB 파산과 관련하여 금융당국 개입이 진행되고 유동성 리스크까지의 확대가 전망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이는 향후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스탠스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의 유동성 위기에도 시장은 연준이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그는 “지난 주말 동안 스위스 당국이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CS 유동성 위기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라며 “물론 미국의 중소형 은행들에서 유동성 위기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연준은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은행 자금 대출 지원 프로그램)를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경제지표가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3월 FOMC에서 빅 스텝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은행 유동성 위기로 25bp 인상을 기정 사실로 보고 있다”며 “지난 16일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보듯이 최근 은행들의 위기에도 연준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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