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1월부터 ‘기업 성장史’를 연재한다. 우리나라가 현재 세계 6대 무역대국의 위상을 지니기까지는 수십 년간 수출 확대, 해외시장 확장, 첨단 기술개발 등에 주력해 온 주요 기업의 발전과 역동성이 바탕이 됐다. 이에 30대 그룹을 중심으로 각 기업의 창립, 초기 업종부터 사업 확장과 배경, 해외 진출, 위기와 극복 과정, 오너·CEO의 역할, 최근 주력 업종과 신사업 진출 등에 이르기까지 성장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다뤄볼 계획이다. 이번 연재가 우리 경제와 기업에 대한 폭넓은 시각과 안목을 제공하길 기대한다. <편집자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전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전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②편에 이어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해외 진출 통해 글로벌 시장 확장

국내에서 사업 영역 다각화에 주력해 온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0년 5월 해외사업팀을 신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1991년 동남아 말레이시아 사바주 간선도로 공사 이후 약 20년간 국내 시장에 집중해 왔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가 침체에 들어서자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해외로 다시 눈을 돌린 것이다.

먼저 2012년 4월 베트남 하노이, 7월 인도에 각각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후, 2014년 1월 인도 부동산 개발 기업 RNA사가 발주한 5285만달러(한화 560억원) 규모 메트로폴리스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 계약을 따냈다. 이는 뭄바이 남부의 고급 주거지역에 지상 54층 높이의 326가구 아파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였다.

이어 현대산업개발은 2014년 5월 남미 지사를 설립한 후 9월 3600만달러(한화 375억원) 규모의 볼리비아 바네가스 교량 공사에 착수했다. 바네가스 교량 공사는 볼리비아가 브라질, 칠레와 협력해 총 4700㎞ 길이의 남미 태평양과 대서양 횡단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의 일부분으로, 바네가스 지역의 그랜드강을 횡단하는 1440m 길이의 본교량과 200m 길이의 연결교량으로 구성됐다.

이후 2015년 12월에는 베트남 교통부 산하기관 PMU1이 발주한 8540만달러(약 927억원) 규모 흥하교량건설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베트남 홍강을 가로질러 현지 흥옌성과 하남성을 연결하는 총 6.2㎞(교량 2.1㎞, 도로 4.1㎞) 길이의 왕복 4차로 교량을 짓는 공사로, 이듬해 5월 착공 후 교각 상부의 이동식 작업차로 상부 슬래브를 시공해 나가는 FCM 공법을 적용해 예보다 5개월 앞당겨 2019년 1월 공사를 완료했다.

2018년 들어 현대산업개발은 5월 약 6300만달러(680억원) 규모 방글라데시 BSMMU 대학병원 공사를 시작으로 9월 3300억원 규모 인도 뭄바이 남부 해안도로 2공구 건설공사를 연이어 수주했다.

같은해 12월에는 1억3800만달러 규모의 에티오피아 고레-테피 간 총연장 143㎞ 도로공사를 수주함으로써 해외 건설시장을 동남아에서 동부 아프리카로까지 확대했다.

지난 2014년 4월 개통한 부산항대교.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지난 2014년 4월 개통한 부산항대교.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최근 악재 극복 위한 프로젝트 가속화

현대산업개발은 2018년 5월 지주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인적분할,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며 HDC그룹의 새로운 면모를 나타냈다. HDC는 자회사 관리와 부동산임대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나서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 건축, 인프라 부문에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기 위한 조처였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사세를 확장해 오던 HDC현대산업개발에 위기가 닥쳤다.

우선 HDC현대산업개발은 2019년 11월,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이듬해 초 코로니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여객노선 운항 중단 등 항공업계에 막대한 타격이 가해지면서 결국 인수가 무산됐다.

더불어 2021년 6월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 관련 철거건물 붕괴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이어 이듬해 1월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광주 화정아이파크 2단지 201동 붕괴사고가 일어나 역시 사상자 7명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부실공사 논란이 지속되며 원청사·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비난과 질타가 쏟아진 가운데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조속한 피해 회복,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특히 회사 측은 사고 현장인 201동을 포함한 인근 8개동 모두를 철거하고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HDC현대산업개발은 ‘A1 프로젝트(광주 화정아이파크 리빌딩 프로젝트)’의 조속한 실행으로 신뢰 회복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사내 ‘AI 추진단’을 만들어 해당 프로젝트 추진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2조8000억원 규모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추진에 역점을 두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C노선 개통 등 광운대역 인근 14만8166㎡ 부지에 최고 49층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단지는 물론 호텔, 업무공간, 쇼핑몰 등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후 성장을 거듭해 온 HDC그룹이 최근의 악재를 극복하고 건설 명가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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