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심화하는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전략 분야로 ICT(정보통신기술)을 꼽으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주간 IT]는 어제의 기술이 퇴보된 기술로 평가받는 시대에 ICT기술을 천천히 돌아보자는 의미로 마련한 코너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신기술에서 생활경제에 가장 밀접한 기술을 선정해 알기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최근 VR·AR이 상위 단계인 ‘메타버스 산업’과 긴밀히 연계되면서 활용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실감 영상을 위한 ‘초고해상도 LED 디스플레이’ 구현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새로운 차원의 세상을 연 대표적인 혁신 IT기술인 가상 현실(VR)과 증강 현실(AR).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 3년여간 비대면 문화가 정착하면서 ‘일상친화적’ 기술로도 자리 잡았다.

이러한 가상·증강 현실이 실제 현실과 괴리감을 좁히기 위해선 ‘초고해상도 LED 디스플레이’가 필수요소다. 하지만 해상도가 정교해질수록 주변에 결함이 생기고 발광 효율이 떨어지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최근 VR·AR이 상위 단계인 ‘메타버스 산업’과 긴밀히 연계되면서 활용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초고해상도 LED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조용훈 KAIST 물리학과 교수 연구진은 집속 이온 빔을 이용해 평균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수준의 픽셀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초고해상도 LED 디스플레이의 픽셀화는 픽셀 주변의 영역을 물리적으로 깎아내는 ‘식각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주변에 여러 결함이 발생해 픽셀이 작아질수록 누설전류가 증가하고, 발광 효율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다. 누설전류를 막기 위해선 후공정 과정 등 여러 복합한 공정이 필요하다.

조 교수 연구진은 집속 이온 빔을 이용해 복잡한 전, 후 공정 없이도 마이크로 스케일 이하 크기의 픽셀을 만들어 냈다. 연구진은 집속 이온 빔을 약하게 제어해 물질 표면에 구조적 변형을 일으키지 않고 발광하는 픽셀 모양을 자유자재로 설정할 수 있었다.

집속 이온 빔 기술은 재료공학이나 생물학 등 분야에서 초고배율 이미징이나 나노 구조체 제작 등에 활용돼 왔다. 하지만 LED와 같은 발광체 위에 집속 이온 빔을 사용하면 빔을 맞은 부분과 그 주변 영역의 발광이 급격히 감소해 나노 발광 구조를 제작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돼 왔다. 

조 교수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들이 오히려 서브 마이크론 스케일의 ‘초미세 픽셀화’ 방식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전제를 적용했다.

연구진은 표면이 깎이지 않을 정도로 약한 집속 이온 빔을 사용했다. 그 결과 집속 이온 빔을 맞은 부분에 발광이 급격히 줄어들 뿐만 아니라 국소적인 저항도 크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LED 표면은 평평하게 유지되면서도 집속 이온 빔을 맞은 부분은 광학적 및 전기적으로 격리돼 개별적으로 작동하는 픽셀화가 가능해지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와 관련해 조용훈 교수는 “복잡한 공정이 없이 집속 이온 빔만을 이용해 초소형 픽셀을 만들 수 있는 새 기술”이라면서 “차세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나노 광전소자에 응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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