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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과 의료수가 등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디지털치료제를 바라보는 긍정과 부정의 시선은 여전하다. [그래픽=임성지 기자]

[이뉴스투데이 임성지 기자] 에임메드의 불면증 치료기기 ‘솜즈’가 국내 1호 디지털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건강보험과 의료수가 등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디지털치료제를 바라보는 긍정과 부정의 시선은 여전하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에임메드의 불면증 치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솜즈(Somzz)’가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영국, 독일 등에 이어 디지털치료제가 승인된 14번째 국가가 됐다.

디지털치료제는 기존 의약품 대신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치료방식으로 2017년 디지털치료제협회(Digital Therapeutics Alliance, DTA)에 의해 정립됐다.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규모는 2021년 34억달러(약 4조4013억원)에서 2026년 131억달러(약 16조9579억원)로 연평균 31.4% 성장이 전망된다.

이처럼 높은 시장 성장성으로 인해 글로벌에서 다양한 디지털치료제가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솜즈는 이번 승인으로 국내 ‘첫 번째’라는 상징성을 확보하게 됐다.

솜즈는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인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디지털치료제다.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에 따라 의사가 의학적 판단에 근거한 처방을 내고 환자가 수행하는 방식을 앱에 적용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솜즈는 국내 임상시험 기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 3곳에서 6개월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시험 결과 평가지표인 ‘불면증 심각도 평가척도’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자문 받았다.

이처럼 검증 과정을 거쳐 솜즈가 식약처 승인을 받자 넥스트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또 불면증 외의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섭식장애 등 다양한 치료기전을 지닌 디지털치료제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치료제 중 앞서 있는 것이 웰트의 ‘필로우Rx’다. 필로우Rx는 앱을 통해 수면 습관 교육과 실시간 피드백을 받고, 이를 6~9주간 수행하면서 불면증을 개선한다.

업계에서는 디지털치료제가 새로운 치료수단으로써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없지 않다.

주된 과제로 제기하는 부분이 제도적 보완 필요성과 현장 적용이다.

현재 정부는 디지털치료제 지원 및 제도 개선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다. △인공지능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의료기기 산업육성 및 혁신의료기기지원법 등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지원 및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디지털치료제가 현재 건강보험 급여체계에 포함되지 않은 점이 걸림돌이다.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도 지난 15일 신년 기자간담회서 “신의료기술(디지털치료제)은 유효성, 안전성, 임상 효과 등에 대한 누적된 근거가 부족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관계 기관과 가이드라인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제도적 보완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현실은 의료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의사 처방 여부, 판매 주체 여부 등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디지털 치료제 도입은 의료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의료 현장에 대한 이해가 충분했다고는 보기 어려운 것 같다”며 “의료수가 문제뿐만 아니라 약 처방에 익숙한 의료인들이 디지털치료제를 환자에게 잘 처방할 지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현장에 적용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성지 웰트 대표는 “디지털치료제 국내 1호가 승인된 상황에서 2호, 3호가 승인되어 인프라가 확장된다면 어느 정도 안정화에 접어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디지털치료제 의료 현장 사용도 관련 기관과 기업들이 함께 고민하고 방안을 마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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