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의 CMSR 파워 바지(Power Barge) 콘셉트 이미지.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의 CMSR 파워 바지(Power Barge) 콘셉트 이미지. [사진=삼성중공업]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조선 3사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활용한 해상 원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선박 수주 호황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해상 원전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미래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35년 이후 글로벌 차원에서 해상 SMR 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후 2040년경에는 육상을 포함해 전체 SMR 시장 규모가 13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담은 일체형 원자로를 지칭하며, 주요 선진국에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SMR 발전 용량은 300㎿급으로 기존 대형 원전의 3분의 1 규모다. 하지만 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건설 비용이 저렴한 데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된 분산형 원전 구축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대형 원전에 비해 중대사고 발생 빈도가 3000분의 1에 불과할 정도여서 경제성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이에 SMR을 핵심으로 한 해상 원전은 육상 원전 건설이 어려운 지역에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바다 위에 떠 있는 만큼 해상 어디든 전력이 필요한 곳에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나 탄소중립에 부합하며, 육상 원전 건설 시에 주로 발생하는 부지 선정 잡음과 민원 등의 소지가 적다.

물론 단점도 있다. 해상 악천후에 직접 노출돼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고, 방사능 누출 시 해양오염이 불가피하다. 이에 에너지업계에서는 해상 원전 개발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해당 문제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조선 3사도 해상 원전 개발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1월 미국 SMR 기업인 테라파워와 3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에너지 기술 투자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국조선해양은 향후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의 원자력 분야 역량을 활용해 해상 원전과 원자력추진선박 분야의 미래 기술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현대중공업은 한국형 핵융합연구장치(KSTAR)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주요 핵심 설비 개발에 참여하며 차세대 에너지원에 대한 기술 역량을 키워 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해상 원전 설비 부유체인 ‘소형 용융염 원자로(CMSR) 파워 바지(Power Barge)’에 대한 개념설계를 완료해 미국 ABS선급으로부터 기본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원자력과 조선해양 기술의 융합체로 해상에서 CMSR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전기와 열에너지를 육·해상에 공급하는 신개념 발전설비다. 삼성중공업은 CMSR 실증 후 전체 발전설비의 상세설계 등을 거쳐 2028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해상 원전 개발을 위해 에너지업계와 기술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9월 한국전력기술과 해양 원전 기술개발 공동 진출에 관한 장기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주요 내용은 한전기술의 원전설계와 건설기술 역량, 대우조선해양의 다양한 선박건조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양 원자력 기술개발, 사업 발굴, 프로젝트 공동수행 등을 골자로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를 통해 해양부유식 원전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는 이같은 해상 원전 투자와 개발을 가속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바짝 추격해 오는 중국과의 격차를 벌려나가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저가 수주를 통해 물량 중심으로 공세를 펼쳐 온 중국이 최근 기술 향상을 바탕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은 기술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가 중국을 지속적으로 앞질러 왔지만, 이제 해상 원전을 포함한 새로운 분야를 선점해 한층 확실한 우위에 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앞으로 조선업계가 선박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업역을 넘나드는 협력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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