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찬주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나경원 전 의원의 ‘지지’를 얻어내면서 전당대회 판세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나 전 의원이 친윤석열계와 대통령실의 십자포화로 당권도전을 포기하자 그의 지지층이 안철수 후보로 향하는 듯 했지만,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 이미지가 연출되면서 안 후보로 돌아섰던 지지층이 김 후보로 유턴할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8일 여권에 따르면 안 후보는 지난달 중반까지 10% 후반대를 기록하다 나 전 의원의 당권도전 포기와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로 지지율 급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27일 리얼미터가 같은 업체의 의뢰로 지난달 25일~26일 전국 남녀 1009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22명에게 차기 당대표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안 후보의 지지율은 전 주(17.2%)대비 무려 16.7%포인트 상승한 33.9%로 나타났다.

이는 나 전 의원의 지난달 25일 당권도전 중도포기 선언 이후 실시된 첫 조사라는 점에서 특기할 만 했다.

동 기관 여론조사로 지난달 31일~지난 1일 전국 남녀 1005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28명에게 당대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안 후보 지지율은 전 주보다 9.4%포인트 상승한 43.3%로 36.0%를 기록한 김 후보를 오차범위(±4.7%포인트) 내에서 추월했다.

이 역시 유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인 점에서 안 후보가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 지지층을 대거 흡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전날(7일)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이 돌연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면서 손을 맞잡은 뒤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졌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일~7일 전국 남녀 1100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02명에게 실시해 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당대표 후보로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45.3%로, 30.4%를 기록한 안 후보를 오차범위(±4.9%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발표한 여론조사 대비 김 후보는 9.3%포인트 상승했고, 안 후보는 12.9%포인트 하락했다.

김 후보와 안 후보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양상을 보인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일~6일 국민의힘 지지층 527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도를 묻자, 안 후보가 35.5%, 김 후보가 31.2%로 오차범위(± 2.8%포인트) 안에서 격차를 나타냈다.

다만 해당 여론조사는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의 맞잡힌 손이 언론보도로 전파되기 전날까지 진행된 조사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안 후보는 8일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의 회동을 어떻게 보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 전 의원께서 여러 가지 고민도 많이 했을 것”이라면서도 “아마 그것(김·나 회동)에 대한 평가는 당원과 국민이 하실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김 후보는 본회의장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 전 의원과의 만남에 대해 안 후보와 천 후보 쪽에서 별 효과 없을 거라고 비판한다’는 질문에 “많은 책임당원, 특히 정통보수의 뿌리를 지킨 당원들에게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면서 “앞으로도 우리가 정통보수의 뿌리를 지키자는 마음으로 빠른 속도로 모일 것”고 전망했다.

국회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안 후보에 대한 이른바 ‘받글’(받은 글의 줄임말) 같은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도 퍼지고 있다.

전날부터 8일까지 이어진 받글 내용 등에 따르면 ‘안 후보가 당대표가 돼도 당을 이끌지 못한다’거나 ‘내부 친안철수계 핵심 의원이 지금부터 안 후보가 더 나아가면 이익이 없다’는 등의 출처 미상의 지라시들이다.

이와 관련 안 후보는 전날 개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비전발표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후보 중도 사퇴론’을 묻자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걸 봤나”라고 일축한 바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도 이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친안철수계 핵심의원 발(發) 받글 내용’을 묻자 “전날 후보께서 공개적으로 사퇴는 없다고 말씀 하셨다”면서 “저희는 가만히 있는데 다른 쪽에서 네거티브에 대응을 하도록 만드는 것 같고, 항간에 떠드는 소문에 일일이 대응할 여유도 시간도 없다”고 일축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안 후보는 나 전 의원 불출마에 이어 유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비윤’(비윤석열) 흐름이 결집하며 강세를 보였지만, (친이준석계) 천하람 후보 출마 선언에 ‘강성 비윤층’이 이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나 전 의원 불출마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머물렀던 나 전 의원 지지층이 김 후보에게 흘러가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8일부터 9일 이틀 간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예비경선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오는 10일 본경선에 진출하는 당대표 후보 4인, 최고위원 후보 8일 청년 최고위원 후보 4인을 추려낸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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