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장안평 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서울 장안평 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중고차 시세 급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신차 공급 완화세에 따라 중고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SUV는 지난해 신차 출고 지연 탓에 구매 수요가 중고 시장으로 대거 몰렸던 대표적인 세그먼트로, 새해 달라진 경제 상황과 공급 완화에 따라 중고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 보합세가 강해지며 시세 안정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2~3월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에 따르면 이번 달 수입차 대비 국산 SUV 모델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주요 원인은 신차 대기열 기간 축소다.

현재 2월 시세 낙폭이 가장 가파른 것은 르노코리아의 더 뉴 QM6로 한 달 사이 5.1% 하락했다. 중고 더 뉴 QM6는 최저 1650만 원부터 거래되고 있으며, 신차 출고가와 비교하면 약 50% 저렴한 수준이다.

제조사의 잦은 할인 프로모션과 정비 편의성이 뛰어난 국산 타 브랜드 중고차로 수요가 분산된 것이 단시간 내 시세 급락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기아의 신형 카니발과 더 뉴 쏘렌토가 4%대로 나란히 하락했다. 모두 신차 출고 지연으로 인해 지난해 한 해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졌던 인기 모델이지만 최근 한 달간 신형 카니발은 평균 171만원, 더 뉴 쏘렌토는 평균 107만원 떨어져 다소 위축된 모양새다.

특히 신형 카니발의 중고가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시세에서 최대 5150만원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그보다 560만원 낮은 4590만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그쳤다.

국내에 대형 SUV 돌풍을 일으켰던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전월 대비 3.8% 떨어졌으며, 야심차게 내놓은 경형 SUV 캐스퍼 역시 2.2% 떨어졌다. 중고 팰리세이드의 구매가는 최저 3230만원대로, 전월보다 평균적으로 159만 원 낮다. 두 모델은 현대차의 주력 상품이지만 신차 출고 대기열이 최소 4주 이내로 축소되면서 중고차 가격에도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진다.

수입차 중에선 아우디 A6 5세대가 유일하게 급락 모델에 선정됐다. 신차 가격이 약 6500만원에 달하는 A6 5세대는 전월 대비 3.4% 떨어져 최저 38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수리 보증 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42%에 달하는 감가율이 적용됐다.

케이카는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매월 큰 낙폭을 보이던 시세 하락폭이 저점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신차 출고 대기 지연이나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최근 2년여 간은 등락폭의 급격한 변화가 있었지만, 외부 영향을 받지 않은 일반적인 환경의 경우 매월 하락률은 약 1.5% 내외다.

케이카는 국산, 수입차의 하락률이 각각 2.7%, 2.9%로 전월 대비 하락폭이 둔화되며 중고차 시세가 안정화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 주력으로 유통되고 있는 차량들은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 그랜저 IG(0%)를 비롯 △제네시스 G80(-0.1%) △현대 팰리세이드(-0.1%) △기아 쏘렌토 4세대(-0.6%) 등 국산 베스트셀러와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W205(0%)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W213(0%) △BMW X3 F25(0%) △BMW X5 F15(0%) 등 수입 인기 차종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하락한 차량들은 페이스리프트·풀체인지로 모델 출시로 인한 할인, 프로모션 등으로 인해 더 합리적인 금액대가 된 차량들이다. 최근 풀체인지가 출시된 △현대 코나(-4.6%)가 대표 모델 중 가장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현대 아반떼AD(-3.9%) △기아 올 뉴 카니발(-3.3%)이 뒤를 이었다. 수입차 중에서는 △BMW 5시리즈 F10(-5.1%)가 가장 크게 떨어질 것으로 봤다.

조은형 케이카 PM1팀 애널리스트는 “추운 겨울 동안 중고차 시세 하락을 견디던 시장이 곧 다가올 2, 3월 성수기를 기대하며 보합세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미 중고차 구매 적기로 판단한 많은 소비자들로 인해 주력 모델을 필두로 회전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키워드
#중고차 #시세 #SUV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