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찬주 기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이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이준석 전 대표가 안 의원에 했던 발언으로 돌연 친윤(친윤석열) 대 비윤(비윤석열) 구도가 된 만큼, 당심이 누구에게 향할지 앞으로 공개되는 여론조사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을 지지하던 이른바 ‘정통 보수층’ 약 15% 표심이 그의 당권포기 선언으로 길을 잃었다.

이에 따라 차기 당대표 적합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는 김 의원과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향했던 지지층 포섭에 힘을 싣는 반면,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 수위도 끌어올리고 있다.

전날(27일)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5~26일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김 의원은 전주대비 0.3%포인트 하락한 40.0%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안 의원은 33.9%로 조사됐는데 이는 전주대비 무려 16.7%포인트 급등한 수치로, 지난 25일 나 전 의원 당권 불출마 선언 이후 실시된 첫 조사라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양측간 지지율 차이는 오차범위(±4.8%포인트) 이내인 6.1%포인트다.

안 의원의 지지율 상승은 나 전 의원의 불출마로 얻은 특수성에 더해 이 전 대표의 갑작스런 ‘발언’으로 비윤 당원을 넘어 반윤(반윤석열) 당원의 표심마저 끌어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일부 언론사 행사에 참석한 뒤 안 의원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친윤계와 법원의 가처분 법적 공방까지 벌이며 극심한 갈등을 빚은 이 전 대표의 지지층 일부가 안 의원으로 몰릴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안철수 의원을 지원하거나 연대할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안 의원과의 연대설을 일축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6일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을 ‘당원 100% 여론조사’로 결정한 것도 지지층 확보에 사활을 거는 주요 배경이다.

배준영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선관위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컷오프 때는 본선과 같은 비율, 같은 대상으로 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해서 책임당원 대상 여론조사를 통해서 100% (비율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컷오프 인원 규모는 3~5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21년 전당대회에서는 8명 중 3명이 떨어지고 5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전당대회의 판세가 시간이 지날수록 예측불가 기로에 접어들면서 양 후보 사이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오전 KBS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안 의원이 자신을 향해 ‘공천 공포정치’라고 비판하자, “적반하장”이라면서 “안 의원은 다음 대선에 나가겠다고 사실상 공개 행보를 하고 있는데, 이런 분들이 공천과정에서 사천(私薦·사사로운 감정으로 추천)을 하거나 낙하산 공천을 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맞받아쳤다.

상대측도 즉각 반박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인천경영포럼 강연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자신을 향해 ‘철새 정치’ 등으로 비판한 한 것을 두고, “당원들 보기에 옳지 않은 그런 말씀”이라면서 “제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단일화를 해서 정권 교체를 한 것도 잘못이었다, 그런 말씀인 것 같다”고 되받아쳤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기존 나 전 의원 지지층이 안 의원에게 좀 더 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초선의원 연판장 사건 등 나 전 의원과 윤핵관 사이 충돌 과정에서 생긴 반발과 영향으로 김 의원보다는 안 의원에 좀 더 쏠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남은 변수는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와 컷오프 범위, 탈락한 후보들의 행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전체 응답자 1009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2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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