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전경. [사진=전경련]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전경. [사진=전경련]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차기 회장 선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직무대행체제 수립까지 거론되고 있다. 허창수 현 회장의 사임 의지가 확고한 데다 물망에 오른 주요 인사들마다 손사래를 치고 있어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내달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허 회장은 더 이상 전경련 회장직을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미 허 회장은 지금까지 2년 임기의 회장직을 지난 2011년부터 6회 연속, 12년간 역임해 전경련 역대 최장수 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전경련이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계 상위 4대 그룹이 회원사에서 이탈하며 해체 위기에 몰렸던 어려운 시기에 회장직을 맡아 이후 큰 부침 없이 조직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후임자에게 자리를 넘기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차기 회장 후보로 우선시됐던 신동빈 롯데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은 물론 최근 물망에 올랐던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도 모두 전경련 회장직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현재까지 전경련 회장 후보 윤곽이 잡히지 않은 가운데 대안으로 회장직무대행 선임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상근부회장이나 여타 부회장 중 직무대행을 선출해 빈자리를 메우고, 이후 새로운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회장 역할을 맡는 방안이다.

실제로 2010년 7월 32대 조석래 회장이 중도 사퇴한 후 이듬해 2월 33대 허창수 회장이 선임됐을 때까지 정병철 상근부회장이 수개월간 회장직무대행을 맡아 활동한 전례가 있다. 당시 조 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사퇴했다.

이와 관련, 현재 뚜렷한 차기 회장 후보가 보이지 않고 회장 선출까지 남은 기간도 얼마 안 돼 회장직무대행체제 수립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에 권태신 상근부회장도 허 회장과 마찬가지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직무대행 선출의 폭이 다소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경련 관계자는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라면서 “회장단을 중심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중지를 모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