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범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이 김도읍 위원장에게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범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이 김도읍 위원장에게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찬주 기자]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에 직회부시킨 양곡관리법이 16일 국회 법사위 여당 소속 김도읍 위원장의 직권상정으로 법안심사 제 2소위원회로 넘어갔다.

국민의힘은 다른 농업분야와의 형평성을 제기하며 ‘법안 자체의 위헌 소지가 있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양곡법 개정안에 대한 직권상정은 2년 전 개정된 국회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맞서다 결국 파행에 이르렀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쌀값을 안정시키려면 생산량 감소 즉, ‘작물 전환’이 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작물 전환을 하면 정부가 또 지원해 준다고 돼 있다는 점에서 큰 모순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1대 후반기 법사위에서 통과시킨 법안이 앞으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회의를 시작한지 많은 시간이 흘러 2소위에 회부하겠다”고 선포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를 넘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 넘게 떨어지면 정부가 쌀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앞서 민주당은 ‘쌀값 안정화’를 이유로 지난달 28일 국회 농해수위에서 본회의 직회부 요구를 의결할 당시 민주당에서 제명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표결에 참여시켰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시 민주당의 본회의 직회부 의결 절차와 양곡법 개정안의 위헌 소지를 거론하며 시장경제 질서를 흩트리는 행위로 규정, 재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양곡법은 민주당이 농해수위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고 본회의 부의를 의결했다”면서 “어쩔 수 없이 위원장 직권으로 상정하도록 건의했다”고 전체회의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상임위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때 ‘재적 5분의 3’ 요건을 채우기 위해 무늬만 무소속인 의원(윤미향)을 이용했다”면서 “이는 심각한 절차상의 하자”라고 했다.

같은 당 장동혁 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남는 쌀을 모두 정부가 책임지는 것은 헌법이 규정하는 시장경제의 기본질서를 깨트리는 것”이라면서 “남는 모든 쌀에 대해 정부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입법을 개정하는 것은 헌법 기본 질서와 평등 원칙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농업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여야 합의 없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직권 상정한 시점과 법사위 전체회의 진행 절차에 대해 정면 반발했다.

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양곡관리법은 지금 본회의 부의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데, 왜 지금 와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 법안에 대해 토론을 하자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면서 “(김 위원장의 2소위 회부 결정에 대해) 사과하셔야 한다. 이런 일방적인 진행이 어디있으며, 이런 경우가 세상에 어디있나”라고 강력 항의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가 상원 노릇을 하며 다른 상임위 법안을 잡고 있는 경우를 피하기 위해 2021년 국회법이 개정됐다”면서 “김 위원장의 직권 상정은 개정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의겸 의원은 “그동안 위원장이 소위 회부를 할 수 있게 한 것은 이견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번처럼 여야 간 극명하게 이견이 대립하는 상황에서는 한 번도 위원장이 단독으로 판단해 회부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분명히 말하지만 지금까지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서 의결이든 소위 회부든 모두 해왔다”면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날치기한 게 더 문제냐, 소위 회부해서 심도있게 논의하자고 한 것이 문제냐. 형평성을 따져보시라”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기 의원을 시작으로 하나 둘 일어나 “이런 말도 안 되는 회의 진행은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단체로 법사위 회의장을 나갔다.

이에 김 위원장은 “파행을 유도하려고 하시는 거냐”면서 “법안심사장에서 일방적으로 퇴장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회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만 남아 ‘반쪽짜리 회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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