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보관 기자] 제6대 금융투자협회 회장에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이 압도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됐다.

위기를 맞은 금융권에는 화려한 인맥도, 오랜 전통도 아닌 새로운 ‘공조체계’가 요구됐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치러진 금투협 회장 선거는 3파전으로 압축됐다. 최종후보자로 선출된 김해준 전 교보증권 사장,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투표에 앞서 각자 공약을 발표했다.

김해준 전 사장은 ‘소통’과 ‘자본시장 경쟁력’을 키워드로 앞세웠다. 교보증권에서 13년간 대표 생활을 지낸 그는 ‘정통 IB맨’으로서의 전문성이 강조된 후보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금투협의 이론적 근거를 찾고자 했던 지점이다. 투표 전 소견발표에서 김해준 전 사장은 “금투협의 이론적 근거를 보완해 논리적으로 정책 당국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미진했다. 김해준 전 사장은 세 후보 중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다.

올해 자본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인플레이션에 뒤따른 가파른 금리상승과 증시 폭락에 업계는 침체를 맞았다.

이러한 상황 속 돌파구를 찾는 업계에는 막연한 희망보다 구체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미래 먹거리와 이론적 근거 확보 등을 제시한 김해준 전 사장의 공약은 앞날이 어두운 현시점에서 다소 불투명한 대안으로 그쳤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맥으로 이목이 쏠린 후보도 있었다.

서명석 전 사장은 충남고와 여의도의 앞글자를 딴 친목모임인 ‘충여회’ 핵심 멤버로 윤 대통령의 금융권 인맥으로 조명됐다.

이러한 세간의 관심을 의식한 것일까, 소견발표 말미에서 그는 ‘인적 네트워크’에 방점을 찍으며 자신이 가진 가용 가능한 모든 창구 활용을 다짐했다.

서명석 전 사장은 강력한 리더십도 앞세웠다. 지난 2013년 동양사태 당시 유안타금융그룹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킨 그는 스스로를 ‘위기돌파형 리더’라고 어필했다.

이 역시 업계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국면에서 국내 인맥을 활용해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다. 현재 우리가 맞이한 위기 상황은 비단 한국의 문제 또는 정치적 문제만이 아니다.

업계의 선택은 서유석 전 사장이다.

후보자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모두를 경험한 그는 ‘소통’과 ‘긴밀한 공조체계’를 내세우며 부동산발 자금경색 재발 방지를 선언했다.

유동성 부족으로 저마다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어려움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노력도 약속했다.

올 연말 최대 이슈였던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한 대응책도 제시됐다.

취임 후 즉시 TF팀을 꾸려 2년간의 유예기간 중 관련 제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관련한 공약이 어떤 방향으로 이행되는지 여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다.

다만 이번 선거를 통해 업계가 필요로 하는 리더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초 예상됐던 박빙의 승부가 아닌 높은 득표 차로 결정된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 업계의 상호 협력이 필요한 골든타임임을 알렸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