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안평중고차 시장에 전기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장안평 중고차 시장에 전기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가을철 신차 시장 성수기에서 연말 중고차 시장 성수기로 이어지는 평년 분위기와는 달리 올 겨울 중고차 가격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특히 치솟는 금리를 이기지 못하고 되파는 전기차 매물이 쏟아지면서 중고 전기차값도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중고차, 신차 가격 역전 현상 사라져

최근 중고차 플랫폼이 잇달아 발표한 ‘12월 시세 전망’에 따르면 신차 출고 지연으로 반사이익을 얻었던 일부 신차급 중고차의 가격 호황이 누그러지고 있다.

앞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심화로 신차 출고 지연이 극에 달했던 올해 초를 시작으로, 빨리 받을 수 있는 연식 짧은 신차급 매물은 신차보다 가격이 높은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할 만큼 높은 수요를 보여왔다.

업계는 현재는 고금리로 인해 신차 할부를 비롯한 중고차 구매 시 적용되는 할부 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차량 소비 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보다 이번 달 하락세가 더 크다. 헤이딜러가 최근 발표한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BMW 5시리즈나 제네시스 G80과 같은 고가 차종의 경우 중고차 시세가 11월 대비 최대 2.5배까지 떨어졌다.

BMW 5시리즈는 11월에 시세가 3.6% 하락했지만, 12월에는 9.3% 하락했다. 제네시스 G80은 11월에 시세가 3.2% 하락했으나, 12월에는 8.8% 낮아졌다. 아우디 A6(C7) 9.3%, 현대 그랜저IG 7.8%, 벤츠 E클래스(W213) 7.6% 등 대부분 차종에서 12월 중고차 시세가 내려갔다. 평균 200만원가량 하락세다.

업계 관계자는 “매매상사는 재고금융을 통해 중고차 매입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여러 캐피탈에서 재고금융 공급을 중단했다”라며 “이 영향으로 인해 중고차 시세 하락폭이 12월에 커졌고, 신차급 중고차도 줄줄이 가격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기 중고차 매물 봇물…가격도 하락

한편 기존 중고차 시장 하락세에 따라 중고 전기차 시장도 주춤하고 있다. 내년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신형‧중고 전기차 가격이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중고 전기차 시세가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기본 평균가격이 워낙 높은 데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때문으로 풀이된다.

완성차 업계의 연말맞이 가격 할인도 가세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전기차 EQS를 최대 943만원까지 할인 판매한다. 한성자동차는 이달 31일까지 카카오채널 친구 추가를 하는 고객에게 즉시 사용이 가능한 100만원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연다.

실제로 최근 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에 따르면, 이번 달 전기 중고차 시세는 최대 8% 하락할 전망이다. 업계는 대표 전기차 모델인 현대 아이오닉6와 기아 EV6, 제네시스 eGV70에 대해 전월 대비 각각 8.4%, 7.6%, 5.6% 하락을 예상했다.

◇전기차 외 친환경차도 약세

전기차 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역시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하이브리드 모델로 강세를 보여온 기아 디 올 뉴 니로 역시 전월 대비 6.5% 하락,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올해 내내 시세 상승을 이어가며 강세를 보이던 일본 브랜드 모델도 전체 중 절반은 시세 하락, 절반은 보합세가 예상된다.

고금리로 소비 시장이 얼어붙으며 특히 신차가 기준 5000만원 이상 고가 모델의 타격이 크다. 제네시스 GV60는 전월보다 6.0%, BMW 6시리즈와 기아 더 K9도 각각 한 달 새 7.5%, 7.0%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세가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화되면서 지난해 이맘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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