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풍경
Inside Ⅴ - ‘안으로 향하는 窓’

[이뉴스투데이 부산경남취재본부 박영준 기자]박현곤 개인전, Inside Ⅴ - ‘안으로 향하는 窓’이 남가람박물관에서 11월 29일부터 12월 4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조명과 공간 연출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26점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그의 고향 진주에서 오랜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다.

박현곤은 국립경상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미국 뉴욕주립대(SUNY, New paltz)에서 설치미술을 전공했다. 2005년부터는 그의 모교인 국립경상대학교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는 한편, 현대미술 작가로서 진주라는 지역성을 반영한 실험적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는 최근 서울, 부산, 울산, 인천 등에서 열리는 국제아트페어(KIAF, 부산아트쇼, 화랑미술제 등)를 통해 대중들로부터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다.

박현곤은 우리 주변의 각종 사물에 깃든 현대인의 감성과 욕구에 관한 작업을 계속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일련의 작업들은 창 너머 또 다른 공간을 연출하고 있는데, 이들 공간은 현대인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외로움과 소외, 쓸쓸함을 분위기로 나타냄과 동시에 다른 공간에 대한 호기심적 욕구를 다룬다.

작업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다양한 일상의 소품들이 배치된 깊이 있는 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인들이 가진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연출된 공간들을 구현하는 작업이다.

이 두 가지 작업 모두 표현 방법적인 면에서는 2차원적 평면에 3차원적 공간을 구현한 것이다. 이러한 효과를 위해 회화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했던 재료에서 벗어나 LED, 반사 유리 등 다양한 장치와 소품들을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인위적인 3차원적 공간을 구현함으로써 그 공간이 만들어내는 환영(illusion)을 관람자들이 경험하도록 한다.

식탁 위에 차려진 각종 식기들, 책상 위의 흐트러진 책들, 텅 빈 방에 홀로 켜진 조명 등은 작가의 감성으로 바라본 현대인의 내면적 욕구를 표현하기 위해 연출됐다. 넘쳐나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적 소비욕구, 물질의 풍족함 속에서 겪는 상대적 결핍과 소외, 상실감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장치들인 것이다.

Inside Ⅴ - ‘안으로 향하는 窓’
Inside Ⅴ - ‘안으로 향하는 窓’

이렇듯 작가의 의도가 담긴 연출된 공간들은 허구의 공간 즉 환영(illusion)이며, 그 공간이 담고 있는 분위기는 관람자가 형성한 상상(imagination)이다.

관람자의 적극적 참여(participation)는 현대미술에서 작품의 일부로 이해될 만큼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특히, 설치미술을 전공한 그에게 관람자와의 소통은 작업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자 컨셉으로 작용한다.

반사유리를 활용해 구현한 깊이 있는 공간은 관람자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장치로, 관람자를 특정 공간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다. 머리나 허리를 숙이고 ‘들여다보는’ 관람자의 행위 자체도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창은 이전 작업에서도 다루었듯 허락되지 않은 공간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의 연장선에서 이해될 수 있다. 또 다른 공간에 대한 들여다보기를 통해 관람자들이 맞닥뜨리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관람자 자신의 내면이다. 프레임 너머의 아웃사이드(outside)는 바로 나 자신의 인사이드(inside)라는 역설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