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상민 기자] 16대 전국자동차검사정비연합회 회장 선거가 두 진영으로 명확히 갈린 ‘표심’만 확인된 채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10일 연합회 및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열릴 예정이던 임원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가 결국 정족수 부족으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향후 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적지 않은 내홍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회 전체 회원 12명의 전국 시·도조합 이사장 중 절반인 6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선거관리위원장인 배종국 인천조합 이사장조차 ‘개인사’를 이유로 자리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회장 후보로 출마한 이상무 강원조합 이사장도 자리에 없었다.

연합회 회원 및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후보 등록 기간 곽영철 울산조합 이사장·이상무 강원조합 이사장·강명주 부산조합 이사장 등 3명(이상 후보 등록순)이 최종 등록을 마쳤다. 그후 선거관리위원인 강 이사장이 중간에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2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출마가 유력시 됐던 윤기선 경북조합 이사장이 출사표를 접은 것이 파행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시 말하면 회원간의 ‘표심’이 어느 정도 드러난 상황에서 윤 이사장의 ‘출마 포기 선언’이 선거판을 꼬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합회 한 회원은 후보 등록마감일인 1일 윤 이사장이 출마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연합회를 방문해 “선거인명부’를 보여 달라”며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이사장의 불출마 결심에 불편한 마음을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선거를 앞두고 여러 정황상 “성원이 되지 않아 선거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일각에선 연합회 회비 미납 문제로 투표권이 박탈된 대구조합의 참석 여부, 두 후보자가 동표를 획득할 경우 연장자가 당선된다는 선거관리 규정 등으로 고도의 ‘표 계산’이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강 이사장이 출마를 결심했던 것도 결국 자신이 최고 연장자라는 기득권을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회장 선거는 회장을 포함해 13명이 선거를 치르다보니 한표, 한표가 당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연합회를 탈퇴했다가 복귀한 대구조합의 경우, 연합회 회비 미납 문제 등으로 투표권을 줄 수 없다는 쪽과 이미 같은 이유로 회비 탕감을 받은 전남조합과 형평성 차원에서 선거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구조합도 이날 회의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제는 더 있다. 허술한 선거관리규정이다. 규정에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통상 선거관리위원은 후보에 나서지 않는 것이 관례다. 선거관리위원인 강 이사장이 회장 후보자 등록 마감 몇 시간 전 선관위원을 사퇴하고 후보로 등록한 것은 상식을 깬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선거 당일 자취를 감춘 선거관리위원장의 무책임한 모습도 논란거리다. 이에 대해 배종국 위원장은 “대구조합에 투표권 부여 문제를 놓고도 연합회와 조합측이 정리가 안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마땅히 할 역할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배 위원장은 특히 “연합회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모습을 보인다면 한번 더 쪼개질 수 있다는 내부 위기감이 팽배해 있었다”면서 “대구조합과 같은 문제를 먼저 해결한 후 선거를 치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이번 선거를 무효로 하고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제16대 회장 선거를 다시 공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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