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자고 나면 오르는 LNG선가에 실적 개선 청신호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LNG운반선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가격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선박 건조에 강점을 지닌 조선업계는 향후 실적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9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LNG선 신조선가는 지난달 말 기준 척당 2억4800만달러(약 3425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8년 2억5000만달러에 준하는 수준이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미국 선사로부터 총 7103억원 규모 17만㎥ LNG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척당 수주 가격은 약 2억5000만달러로, 최근 조선업계에서 수주한 LNG선 가운데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이처럼 LNG운반선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현상은 우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그 원인이 있다. 전쟁 발발 후 서구 둥 국제사회가 대러시아 제재를 가속화하자 이에 반발한 러시아가 유럽향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통제하면서 유럽 각국은 새로운 에너지 공급망을 찾아 나섰다.

결국 미국이나 카타르 등에서 공급받은 천연가스를 운반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운송수단으로 LNG운반선 글로벌 수요가 대폭 증가하게 됐으며, 이와 연동해 선가도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 셈이다.

이와 함께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며 친환경 선박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한 것도 LNG운반선 선가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NG선은 탄소배출량이 기존 벙커C유 선박에 비해 20~25%에 불과해 향후 탄소가 일체 발생하지 않는 암모니아나 수소 연료 선박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친환경 선박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전 세계 LNG선의 80∼90%를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는 선가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을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적은 여전히 저조해 주요 조선사마다 수익성 확보에 고심해 온 터였다. 그러던 중 지속적인 LNG선 가격 상승이 새로운 돌파구로 대두되며 흑자 전환까지 기대하는 상황이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는 올해도 LNG선 수주 호조로 연간 수주 목표를 이미 넘어섰거나 목표치 달성 초읽기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증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22척에 이어 올해는 이달 초까지 28척 수주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연말까지 추가 수주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탄소 선박이 글로벌 시장에 본격 등장하기 전까지 당분간 LNG선 발주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에도 해당 선가가 고공행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