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그룹 본사 사옥. [사진=귀뚜라미그룹]
귀뚜라미그룹 본사 사옥. [사진=귀뚜라미그룹]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귀뚜라미그룹의 2세 승계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 최진민(81) 회장의 장남 최성환(44) 관리총괄 전무가 유력한 후계자로 부상한 가운데 새로운 경영체제 수립이 예고되는 분위기다.

최 전무는 평사원으로 시작해 사내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받아 왔으며, 현재 지주사 사내이사로서 그룹 전반의 경영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지위에 있다. 그만큼 경영승계 ‘0순위’에 올라 있다는 얘기다.

지난 1962년 연탄보일러 사업으로 출발해 40년간 성장을 이어 온 귀뚜라미그룹은 이제 연간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종합 냉난방 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2000년대 유망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그룹 외연을 더욱 확장한 상태다.

◇최성환 전무, 2003년 입사 후 경영수업

최 회장은 부인 김미혜(66) 귀뚜라미복지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 2남3녀를 뒀으며, 이들 가운데 최 전무와 차남 최영환(41) 상무가 그룹 경영 주력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중 최 전무는 지난 2003년, 20대 중반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생산라인과 그룹 본사를 두루 거치며 기업 경영의 이모저모를 체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10년 보일러 부품 계열사 나노켐의 등기이사로 선임돼 임원으로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후 2017년 그룹의 모태가 된 보일러 제조사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홈시스의 이사회에도 합류하며 경영 보폭을 확장했으며, 이듬해 냉방공조 계열사인 신성엔지니어링, 귀뛰라미범양냉방, 센추리의 사내이사에 올랐다.

2019년 11월 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돼 ㈜귀뚜라미가 투자부문 지주사 귀뚜라미홀딩스와 사업부문 자회사 귀뚜라미로 분할 설립된 이후에도 양사의 사내이사를 모두 겸하고 있다. 경영구조가 변동되는 상황에서 더욱 발빠른 움직임을 나타낸 것이다. 올해 3월에는 귀뚜라미에너지에도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오너 2세’인 최 전무가 주력 계열사에 이사회 구성원으로 등재돼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행보 자체만으로도 그룹 경영승계에 한층 다가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2대 주주 자리매김

반면 전자공학 박사 출신인 최 상무는 형인 최 전무에 비해서는 사내 비중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룹에 합류한 시기도 최 전무보다 11년 늦은 2014년이며, 주요 활동부문도 선임연구원을 시작으로 개발팀장(부장) 등을 거치며 제품 연구·개발(R&D)에 국한돼 왔다. 현재 본사 귀뚜라미 냉난방기술연구소에서 근무 중이다.

또한 최 상무가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회사가 지주사 외에 없다는 사실도 승계의 무게중심이 형에게 쏠려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선임 시기도 비교적 최근인 2020년 1월로 얼마 되지 않았다.

아울러 최 회장의 장녀와 셋째딸도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룹 비주력부문에 머물러 경영승계와는 거리가 멀다는 시각이다. 장녀인 최수영(54) 상무는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한탄리버스파호텔, 골프장 한탄강CC를 운영하는 계열사 귀뚜라미랜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셋째딸인 최문경(43) 상무는 그룹 외식프랜차이즈 닥터로빈에 몸담고 있다. 차녀 최혜영 씨는 미국에 거주 중으로 회사 경영과는 관련이 없다.

이밖에 승계 문제와 관련해 지주사 귀뚜라미홀딩스의 지분 구조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귀뚜라미그룹이 지주사 체제인 만큼 후계구도 또한 누가 지주사 지분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현재 귀뚜라미홀딩스는 31.71%를 보유한 최 회장이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최 전무가 12.16%로 2대주주에 올라 있다. 이어 최 상무 8.40%, 셋째딸 최 상무 6.67%, 김 이사장 5.22% 순으로 오너 일가 5명이 총 64.16%의 지분을 지니고 있다. 지주사 지분 역시 최 전무가 2세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지닌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귀뚜라미그룹의 2세 승계는 이미 초읽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인 후계 구도 확립을 통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려는 그룹 차원의 판단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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