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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CES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판매 순위 ‘톱 3’에 올랐다. 세계 자동차 역사의 주역인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을 모두 제쳤다. 그 선봉에 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세계 자동차 업계가 가장 주시하는 경영인이 됐다. 정의선 회장이 14일 취임 2년을 맞았다.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전략을 짚어본다.


◇늘 친환경 외쳤던 정의선…결국 ‘전기차 강국’ 만든 저력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부회장이던 십 수년 전부터 ‘친환경차’가 새로운 먹거리임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200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열린 현대차 발표회에서 “경제성이 뛰어난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이 미래 신성장 동력”이라며 친환경 기술에 욕심냈다.

13년 후 현대차는 명실상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 폭스바겐 등과 전세계 시장에서 3강 체제를 지키며, 지속적인 기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렛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된 아이오닉 5, EV6, GV60, 아이오닉 6는 글로벌 유력 평가기관 및 언론매체들의 호평과 극찬을 받는다.

아이오닉 5와 EV6는 각각 ‘2022 세계 올해의 차(World Car of the Year, WCOTY)’, ‘2022 유럽 올해의 차(Europe Car of the Year, ECOTY)를 수상하는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 가운데 2개를 석권했다.

기술력에서도 주목받는다. 아이오닉 5 동력시스템은 자동차 파워트레인 기술분야의 ‘오스카 상’인 ‘2022 워즈오토 10대 엔진 및 동력시스템(Wards 10 Best Engines & Propulsion Systems)’을 수상했다. 워즈오토는 “아이오닉 5의 동력시스템은 자동차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과는 판매량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신차 아이오닉 5와 EV6를 필두로 20만 대를 판매한 현대차·기아는 GV60, 아이오닉 6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3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안경선 기자]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안경선 기자]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도 톱티어 브랜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8월까지 전세계 시장에서 자국 내 판매가 대부분인 중국 브랜드를 제외하면 테슬라, 폭스바겐에 이어 톱 3위를 확고히 했다.

글로벌 무대에서의 현대차의 활약에는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바탕이 됐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고 독려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에는 연간 총 323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약 12% 수준의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기아는 13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취임 2년 최악의 악재 IRA…어떤 돌파구 찾나 주목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IRA)이 느닷없는 악재로 닥쳤다. 법안대로라면 미국에선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모든 한국산 친황경차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돼 판매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시행령 발표가 당장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대차에서도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판매량에 영향을 받아 당장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정의선 회장이 직접 미국을 찾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대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미래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정의선 회장이 어떤 복안을 마련할지가 현재 취임 2년 중 최대 과제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4월 글로벌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올해의 비저너리에 이름을 올렸다. 뉴스위크 표지사진. [사진=현대차그룹]<br>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4월 글로벌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올해의 비저너리에 이름을 올렸다. 뉴스위크 표지사진. [사진=현대차그룹]

◇전기차 다음 타자 될 키워드…자율주행 그리고 AAM

한편 전기차를 통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저력을 보여준 정의선 회장의 다음 먹거리는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움직임으로 비춰봤을 때, 친환경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이동 경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먼저 두각을 보일 분야는 자율주행이다. 정의선 회장은 “인류의 자유로운 이동과 풍요로운 삶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고객에게 새로운 이동경험을 실현시키겠다”고 줄곧 피력해 왔다.

국내에서 현대차그룹은 독자적인 양산을 통해 검증 완료한 ADAS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레벨 4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부 지역에서 자율주행 4단계 기술을 적용한 아이오닉 5로 카헤일링 ‘로보라이드(RoboRide)’ 서비스 실증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말 2세대 통합 제어기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레벨 3 기술인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Highway Driving Pilot) 시스템도 공개한다. 아울러 자율주행 레벨 3 수준의 원격 자율주차(RPP, Remote Parking Pilot) 기능도 개발 중이다.

AAM은 정의선 회장이 취임 전에 밝힌 미래 사업영역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에서 한발 더 나아가 RAM(Regional Air Mobility, 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UAM사업부의 기체 개발 및 사업 추진 등 효율화 제고를 위해 AAM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워싱턴 D.C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슈퍼널(SUPERNAL)의 명칭과 사업 및 기술 개발 계획을 공개하고 R&D 역량과 기반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판버러 에어쇼 현장에서는 롤스로이스(Rolls-Royce), 보잉(Boeing) 등 엔진 분야의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주요 항공 업체의 최고 경영진과 만나 AAM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업 방향성과 폭넓은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과 KT는 커넥티비티 등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기술과 KT의 6세대 이동통신(6G) 자율주행 기술 및 위성통신 기반 AAM 인프라 협력을 목적으로 미래사업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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