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본사 사옥.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 본사 사옥. [사진=삼양식품]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삼양식품이 3세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가운데 신규 사업 발굴과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 라면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캐릭터·콘텐츠·이커머스 사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움직임이다.

◇입사 3년 만에 계열사 CEO 승진

삼양식품이 신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면모를 꿈꾸고 있다. ‘라면’ 외에도 트랜드에 걸맞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며 미래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장남인 ‘오너 3세’ 전병우 삼양애니 대표(28)가 자리 잡고 있다.

삼양애니는 삼양식품그룹 계열사로, 삼양식품의 글로벌 브랜딩 구축과 캐릭터 사업, 콘텐츠·커머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말 설립됐다.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전병우 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전 대표는 부친인 전 전 회장이 지난 2019년 공금횡령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오너리스크가 불거지자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해외사업본부 소속 부장으로 입사했다. 이듬해 6월 입사 1년 만에 경영관리부문 이사로 승진했으며, 이후 전략운영본부장도 겸직했다.

그 과정에서 모친인 김정수 부회장을 보필하며 경영수업을 지속적으로 받아 온 전 대표는 계열사 단독 CEO로서 경영능력 시험대에 본격적으로 올라선 셈이다.

전 대표는 삼양애니를 통해 본인의 경영 능력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3세 경영에 본격적으로 다가서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우선 SNS용 콘텐츠 제작과 붉닭볶음면 등 라면 제품과 연계한 캐릭터 판매 사업을 활성화해 식품 분야에 집중된 기존 사업영역을 비식품 분야로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불닭볶음면을 지적재산권(IP)의 핵심으로 확대해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매출 확장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이와 더불어 전 대표는 IP사업을 위해 글로벌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SAMG엔터테인먼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키즈 전용 상품 개발과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메타버스 게이밍 플랫폼 더샌드박스와 메타버스 공간에 삼양식품 브랜드를 조성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해당 브랜드와 콘텐츠 IP를 대체불가토큰(NFT) 상품으로 제작하고 테마랜드를 구성해 고객 참여형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행보다.

현재 삼양애니는 아마존의 삼양브랜드관을 운영하는 등 삼양식품의 글로벌 시장과 MZ세대 공략을 위한 이커머스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향후 자체 플랫폼 판매망 구축을 통해 온라인 판로를 확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구조 체계 개편으로 승계 기반 구축

삼양식품은 지난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이 국내외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며 중흥 기반을 구축해 왔다. 2018년 매출 4694억원, 영업이익 552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6420억원, 영업이익 645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518억원을 거둬 역대 최대 실적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불닭볶음면과 같이 단일 브랜드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시장 상황은 자칫 지속적인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면·스낵이 전체 매출의 9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2%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결국 전 대표가 캐릭터·콘텐츠·이커머스 등 신규 사업에 공을 들이는 행보도 기존 라면 사업에 필적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삼양식품그룹은 삼양내츄럴스를 지주사로 만들었으며, 삼양내츄럴스는 지난 5월 전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 아이스엑스를 합병했다. 아이스엑스는 삼양내츄럴스 27% 지분을 보유해 2대 주주였던 터라 합병이 완료됨으로써 전 대표 중심의 지배구조 체계가 개편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기존 사업에서 신규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환기에 들어선 모습”이라며 “기업의 성장과 3세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향한 전 대표의 사업 역량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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