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영욱 기자]
‘2022 GBC’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혈장과 혈장분획제제의 규제과학 혁신’을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사진 = 김영욱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영욱 기자] “피가 마를 정도로 부족하며, 혈액 공급 대책이 시급하다.”

7일 ‘2022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에서 진행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혈장과 혈장분획제제의 규제과학 혁신’을 주제로 한 혈액제제 관련 포럼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이와 같이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김문섭 대한적십자 팀장이 ‘혈장수급 및 안전관리’를 세부 주제로, 신상민 GC녹십자 팀장이 ‘국내 혈장분획제제 안전관리’를 세부 주제로, 백은정 아트블러드 대표가 ‘수혈 가능한 적혈구 제제의 체외 대량 생산’을 세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부족한 혈액을 공급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문섭 대한적십자 팀장은 “팬데믹 영향으로 혈액 공급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내부에서도 혈액 공급량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할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7일 통계청의 혈액정보통계에 따르면 혈액공급실적은 2019년 261만 건에서 2021년 242만 건으로 7% 이상 줄었으며, 혈액제제생산량은 5% 감소, 혈액공급도 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혈액 공급량 감소가 치명적인 이유는 헌혈로 공급하는 혈액으로 국내 사용 혈액제제를 만들고 있어서다. 헌혈이 줄면 필요한만큼 치료용 혈액제제를 생산할 수 없어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신상민 GC녹십자 팀장은 “자급자족 원칙에 따라 국내 혈액을 국내용으로 쓰고, 수입 혈액을 수출품 가공에 활용한다”며 “그런데 내수 혈장 부족으로 부득이하게 미국에서 혈장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라마다 혈액 관리 규제와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이동과 사용 기간 등 여러 가지 까다로운 사항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기본적으로 자급자족 원칙에 따라 혈액을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혈장 부족으로 국내에 필요한 혈장 제품을 충분하게 생산할 수 없어 미국으로부터 혈장을 수입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국내 혈장 관리 규제가 일치했기에 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 미국이 2022년 8월부터 혈액 관리 규제를 변경하면서 국내 조건과 달라지는 부분이 생긴다. 우리나라는 술을 먹은 뒤에 헌혈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음주 혈액이 생각하지 못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새로 도입하는 미국 혈액 규제에서는 음주 상태에서도 헌혈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미국 제품을 국내에서 사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외에도 국내와 다른 규제 사항이 발생하면서 미국에서 수입하는 혈액 품질이 국내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미국에서 혈장을 수입하기가 어려워진다. 

아직까지는 수입한 혈장을 규제 변경 전 기준에 따라 수출할 수 있어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되더라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새로운 기준에 따라 혈액 제재를 생산해야 하는 2~3년 뒤에는 수입한 혈장을 국내에서 쓰지 못하고 수출 제품에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신상민 GC녹십자 팀장은 “외국의 규제 변화에 대해 규제 당국도 연구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인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혈액제제검정과 과장은 “기업이 의견 제시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혈액법과 국제 조항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백은정 아트블러드 대표는 혈액 부족 사태를 인공혈액으로 타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백 대표는 “사람 줄기세포를 활용해 인공혈액으로 세포주를 만드는데 성공했다”며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에 따라 배양 중이며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인공혈액을 만들어 내면 세계가 필요로 하는 전 수요량을 채우고도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백 대표는 “비용은 나중에 가봐야 알 것 같다”며 “정의부터 규정, 가이드를 만드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인공혈액을 어떤 제품으로 분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다른 나라에서도 명확한 규정이나 어떻게 분류할지에 대한 안이 나온 게 없다”며 “혈액제제임과 동시에 세포치료제이기 때문에 이 둘의 교집합으로 하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백 대표는 “인류의 에너지원이 석유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넘어갔다”며 “혈액도 도우너(헌혈)에서 벗어나 진정 깨끗한 혈액을 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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